[edaily 하정민기자] 금리스왑(IRS) 시장이 `비상`이다. 25일 오후 역외 및 일부 은행들이 IRS 장기물을 강력하게 리시브(receive: 채권매수 효과, 고정금리 수취)하며 여타 시장참가자들을 압도했다. 오후 한때 5년물 스왑레이트는 일순간 7bp가 하락하는 등 커브가 크게 눌렸고 플래트닝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이날 리시브 시도를 두고 대고객 포지션, 손절, 시장 태핑 등등 갖가지 루머가 나돌았다. 대부분의 스왑 뱅크 포지션이 무거운 상태여서 페이에 주력했던 은행들은 손 쓸 틈도 없이 손해를 입었다. 갑작스런 움직임이 시장을 뒤흔들어 월요일 스왑레이트 동향에 전 채권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시황
25일 스왑레이트는 장기물로 갈수록 하락폭이 컸다. IRS 2년물은 전일대비 3bp 낮은 5.14%(offer, bid의 중간 값으로 산업은행 호가 기준), 3년물은 4bp 낮은 5.30%, 5년물은 6bp 낮은 5.59%로 마감했다.
CRS(통화스왑) 2년물은 전일보다 2bp 낮은 4.73%, 3년물은 4bp 낮은 4.85%, 5년물은 4bp 낮은 5.12%으로 각각 마쳤다.
오전에는 스왑시장을 통틀어 2-7년 스프레드 거래가 72bp에 1건 체결됐다. 외국계 은행 사이에서 거래가 일어났으며 스프레드가 다소 벌어진 상태에서 체결돼 아무도 오후의 대혼란을 예측하지 못했다.
오후장 초반 갑자기 마켓메이킹 은행을 제외하고 비드 호가가 사라졌다. 이를 기점으로 리시브 세력이 커브를 엄청나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5년물 아웃라이트 스왑이 오전보다 5~6bp 낮은 5.60%에 체결되면서 시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5년물은 순식간에 5.58%에서도 체결됐다.
3년물도 5.32%에서 초이스에 걸린 후 점점 눌렸다. 3년물이 5.32~5.30%까지 밀고 내려오면서 레벨마다 거래가 체결됐다. 3-5년 스프레드는 마지노선인 30bp대 안으로 좁혀져 29bp에 체결됐다. 2-3년 스프레드는 시장가 18bp가 오퍼였으나 갑자기 16bp 오퍼가 나와서 거래를 채 갔다.
종료직전에는 1년물 아웃라이트도 5.01~5.02%에서 거래됐다.
통화스왑은 2년물과 3년물 가격 찾는 곳이 있었으나 시장의 관심이 온통 금리스왑으로 쏠려 거래가 성사되지못했다.
◇손절 가능성.."아직 끝나지않았다" 의견도
미국계 은행 한 딜러는 "단말기에 뜨는 스왑레이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싶어 전화해보는 브로커도 있었다"며 "얼마나 스왑 커브를 세게 누르고 내려오는지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전 본드-스왑 스프레드가 `0` 에 근접했을 때 페이 포지션을 취했던 쪽이 견디지 못하고 손절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며 "어제 스왑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조용했던 것이 오늘 혼란의 전주곡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은행 한 딜러는 "콴토니 디지털이니 해서 최근 다시 신종채권 발행이 늘었난데다 금융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고정금리 전환 수요가 만만찮게 대기하고 있었다"며 "시장 포지션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던 상황에서 먼저 치고 나오니까 우르르 쓰러진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을 기화로 펀드 해지나 다른 은행의 손절이 가속화하면 커브는 아예 우하향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딜러는 "올 것이 오긴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며 "스왑시장 변화가 현선물 가격에 영향을 주던 올해 여름 상황이 재현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스프레드가 20bp대로 좁혀지는 등 이미 심리적 저지선도 무너진 상황"이라며 "맷집좋은 몇몇 은행이 버텨주지못하면 더욱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