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지상전, 2차대전 이후 최악 시가전될 수도"

박종화 기자I 2023.10.25 10:24:52

NYT, 군사전문가 인용해 보도
하마스, 병력 4만명에 드론·대전차 화기도 갖춰
건물 밀집한 가자 도심, 이스라엘군 작전에 불리
''이스라엘군, 구체적 지상전 계획 부족'' 지적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가자지구 지상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지상전’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물론 이스라엘군 역시 심각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 국경지대를 순찰하고 있다.(사진=AFP)


◇이스라엘군, 객관적 전력 앞서지만 지형은 하마스에 유리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가지지구 지상전이 시가전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IS)로부터 이라크 모술을 탈환하는 과정에서 9개월간 1만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보다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NYT는 하마스가 ISIS보다 훨씬 강력한 적이라고 평가했다. 병력만 해도 4만명에 달한다. 군용 드론과 대전차 화기 등 무장도 잘 갖춰져 있다. 하마스는 유도미사일이나 초강력 지뢰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이스라엘군이 당연히 앞서 있지만 가자지구 상황은 이 같은 전력을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건물이 밀집한 도시 중 하나인데 이런 지형은 방어자에게 훨씬 유리하고 공격자에게 불리하다. 모술에서 ISIS는 여기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곳곳에 ‘가자 메트로’라고 불리는 땅굴을 파고 게릴라전에 활용하고 있다. 중동 시가전 전문가인 토머스 아놀드 미 육군 중령은 “(가자지구 시가전은)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전쟁에서) 시가지는 악마의 놀이터다. 도시는 모든 것(작전)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시가전이 공격군에게 더 어려운 건 적군과 민간인을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은 220명에 이르는 인질을 포함해 평범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으면 테러범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에게 피란을 종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십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예비역 미 해병 중령 프레디 블리시는 “(팔레스타인의)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가자지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마스는 이들을 인간방패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시가전 어려움 알지만 지상공격 의지

이스라엘도 시가전의 어려움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물러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공언한 대로 하마스를 박멸하기 위해서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주말 공군사령부를 찾아 “(지상전엔) 한 달, 두 달, 어쩌면 석 달이 걸릴 수도 있지만 종국에는 하마스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이날 “군은 전쟁의 다음 단계(지상전)을 위한 준비가 돼 있고 결연하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지지구 인근에 병력 30만명을 집결하고 진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다만 미국 등에선 이스라엘에 지상전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NYT는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의 구체적인 지상전 계획과 목표가 없다며 특수부대를 동원한 외과 수술식 타격을 할 건지, 아니면 전차 등을 투입해 전면적으로 갈 건지 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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