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자택비리 자금유용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상보)

김성훈 기자I 2017.09.19 10:20:05

19일 오전 경찰 출석…특경가법상 배임 혐의
굳은 표정 출석,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자택공사에 회사 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권오석 기자] 회사 자금을 빼돌려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유용한 의혹을 받는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57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 도착한 조 회장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감색 양복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나타난 조 회장은 ‘회사 자금이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고 있었나’ ‘회사 자금 유용을 직접 지시했는가’ 등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한진그룹이 인천 영종도에 세운 그랜드 하얏트 호텔 신관 인테리어 공사 기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뒤 그 비용을 호텔 공사 비용으로 꾸며 회사에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는다. 조 회장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업체는 공사 비용을 조 회장이 아닌 영종도 호텔 쪽에 청구했다.

경찰은 인테리어 공사업체의 세무비리 수사 과정에서 대한항공 회삿돈 일부가 자택 공사비로 쓰인 정황을 포착하고 조 회장에게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이튿날 25일 오전 10시에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나 조 회장 부부 측 변호인이 조 회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신병치료차, 이 이사장은 조 회장 간호를 이유로 미국에 머무르고 있어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한차례 출석이 연기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조 회장이 회사 자금 유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같은 달 16일 자금 유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한진그룹 건설 부문 고문 김모(73)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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