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간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 마련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북한에서 과거에)실제 전개되는 것을 보면 상관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류 장관은 이날 통일부 시무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일성 주석의 신년사가 나오면 현실에 관철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년)공동사설이 나온 후부터는 별로 현실과…(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이처럼 밝혔다.
류 장관은 “신년사설을 쓰는 사람들이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재가를 받고 썼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신년사와 실제모습이) 서로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신년사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레토릭(수사)’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그것이 현실로 될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 정도의 표현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재의했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류 장관은 올해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전망과 관련해 “이번 달 RFID(전자출입체계) 공사가 끝난다”며 “과거 남북이 합의했다가 하지 않은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여러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우리가 지금 북한을 바로 세울 것처럼 하는 자세보다는 뭘 약속하면 이행하자는 것”이라며 “남북간 무엇인가 약속을 하면 관계가 개선되겠지만, 발전을 위해서는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류 장관은 시무식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우리가 북한을 이끌고 주도하겠다는 프로세스가 아니고 함께 가고, 함께 신뢰 쌓자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우리 대한민국이 내미는 화해와 협력, 평화, 신뢰의 손을 하루빨리 잡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최근 북한 내부에서 격변이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북한이 처한 여러 상황, 조건을 감안할 때 북한 내부에 잠재적으로 불안정 요소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내려놓으면 우리로부터 진지한, 진정한 협력을 얻을 수 있다”며 “냉정히 현실을 볼 때 북한이 제대로 된 경제 발전을 선택하려고 한다면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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