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단분자 트랜지스터 개발, 분자전자과학 최고 권위자로 한국인 가운데 노벨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황창규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의 해외 자문단 중 한명이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R&D 투자전략은 양적 성장만큼 질적으로 진화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탑다운(Top-down) 방식이 대부분이고, 목표지향적이며 위험회피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R&D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진행한 지 2년 지난 것을 한다"며 "제대로 된 혁신을 위해서는 남들이 만든 어젠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아이패드 같은 제품을 못 내놓은 것은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없어서, 화두를 만들만 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D램이나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엄청나게 잘하지만 언제까지 가겠냐"고 반문했다.
또 " R&D의 화두를 만드는 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앵글을 바꾸는 것"이라며 "경쟁의 룰을 바꿀 수 있다면 경쟁이 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주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 나오려면 제대로된 혁신, 유행을 창출하려는 풍토와 펀딩 메카니즘, 용기를 북돋아주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R&D 투자의 90%는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 즉 빨리 잘하는 분야에 투입한다 해도 10%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아주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하면 작더라도 새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에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며 "정부 예산을 소기업에 많이 투자해야 작지만 화두를 잡을 수 있는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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