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자와 애널리스트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초청장은 의문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날짜는 다음달 5일, 장소는 샌프란시스코.
몇몇 음악 앨범 커버와 아이팟을 손에 들고 춤추고 있는 한 남성의 실루엣 등의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지만 장소와 시간을 제외하고 쓰여 있는 거라곤 "비트는 계속된다(The beat goes on)"라는 문구 뿐이었다.
역시 애플 답다는 말도 나온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프리젠테이션은 늘 이런 식이었기 때문. 그의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화면엔 제품 하나, 단어 하나만 덜렁 놓여 무수한 호기심을 유발하기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메시지를 해석해 냈다. 이 행사에서 인기 MP3 플레이어 `아이팟` 신제품이 나올 것이란 메시지란 것. 이런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애플 주가는 5.7%나 급상승했다.
신제품은 `아이폰`과 비슷한 대형 터치 스크린이 있는 새로운 `비디오 아이팟`과 다시 디자인한 `아이팟 나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자사의 온라인 음악 판매 사이트인 `아이튠즈`에서 비틀즈 앨범을 판매키로 계약했고, 이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출시하는 신제품은 현재 가격 수준에서 기능은 크게 향상된 `아이팟`일 것"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대형 스크린 비디오 아이팟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어서 애플 주식을 매수하라"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애플 주가는 아이폰에 힘입어 이미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상승한 상태.
파이퍼 재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도 "애플이 와이드 터치 스크린 아이팟을 출시할 확률이 70%"라며 "비틀즈 앨범 판매 계약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애플 특별행사 초대장에 쓰인 `The beat goes on`은 비틀즈가 마지막으로 언론에 공개한 문구"라며 "애플이 비틀즈 음악을 아이튠즈에서 제공한다는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지난 6월 비틀즈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의 미망인은 팬들이 아마 내년 초에 가서야 비틀즈 음악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의 초대장 발부는 경쟁사인 노키아가 온라인 음악 판매 사이트의 점유율을 빼앗아 갈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이 둘의 경쟁 구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세계 2위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노키아는 지난 29일 애플의 아이튠즈에 대적할 만한 온라인 음악 판매 사이트와 신제품을 선보였다.(관련기사 ☞ "애플, 게섰거라"..노키아, 음악서비스 `승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