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학선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채권금리가 6일 소폭 하락했다. 싼값에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금리 하락시도는 나타나지 않았다. 금통위가 경기회복 가능성과 집값 상승 우려를 나타내면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철환 재정경제부 국고국장이 "일방적 심리에 따른 국고채 3년물 4%대 진입에 대해 불만스럽다"고 밝혔으나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발언 직후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반전하는 등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매수측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내수가 살아나면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꾸준했다. 주가도 견조한 모습을 보여 자금이동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5-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하락한 4.02%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점은 4.09%, 저점은 4.02%였다. 국고채 5년물 5-2호와 국고채 10년물 4-6호는 각각 3bp 떨어진 4.24%, 4.77%를 기록했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21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국고5-1호가 850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고 국고5-2호가 16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종목은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3bp 하락한 4.02%였다. 국고채 5년물은 2bp 떨어진 4.25%, 국고채 10년물은 3bp 떨어진 4.77%를 기록했다.
통안증권 364일물은 2bp 하락한 3.76%, 통안증권 2년물은 3bp 하락한 4.00%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는 3bp 하락한 4.40%, BBB-는 2bp 하락한 8.38%로 고시됐다.
◇정책변수 앞두고 전약후강
전약후강을 그리며 채권금리가 떨어졌지만 의미있는 하락시도로 보는 곳은 많지 않았다.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 등 채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수급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통위라는 정책변수가 불확실성을 키웠다. 채권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곳조차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유재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일 금통위에서는 채권시장과 부동산시장에 대해 다소 상반된 코멘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장기금리 하향안정을 유도하는 발언이 나오겠지만 문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구두개입 강도가 강할수록 이것이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데 있다"며 "이 경우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후 금리하락..변동성 확대 주의해야
투자자들은 금통위 이후 금리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분위기와 맞물리며 분할매수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될 것으로 보인다. 매수를 하더라도 시기를 잘 골라야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월별 물량조절은 금리안정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단 금통위 멘트가 나쁘지 않으면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재호 연구원은 "금통위 후 안정되고 다시 오를 것 같다"며 "하지만 변동성이 커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작년에 수익을 많이 냈던 기관들이 이제 다시 수익을 다 뱉어내고 있다"며 "특히 10년물 쪽으로 스펙으로 들어온 곳은 이번에 한 방 맞으면서 더이상 베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우호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면 다시 4%대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가 있겠지만 악재가 터지면 4.2%까지 잰걸음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