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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3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그는 이날 상하이에서 기업인 및 학자들을 만난 뒤 13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왕 부장에게 유럽의 디리스킹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연내에 EU-중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할 예정이다. EU는 최근 중국이 전기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에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줬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U의 움직임은 미국의 대중 압박 움직임에 유럽이 동참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보렐 고위대표는 중국으로 출발 전 SCMP와 인터뷰에서 “나의 제1 목표는 유럽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숨겨진 의도가 없다는 점을 중국 당국자들에게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관영지는 종종 EU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묘사한다”며 “중국 역시 유럽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더 이상 다른 나라(미국)와의 관계를 통해 유럽을 바라보질 않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왕 부장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중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동의 친구’라며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무장 정파 하마스를 비판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았던 것과 유사한 입장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솔직히 유럽은 중국이 이번 분쟁에 있어 중립국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침략한 자와 침략을 당한 자 중에서 중립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미국과 패권 전쟁 속에서 유럽과 관계 강화를 원하는 중국도 보렐 고위대표의 방중을 반기는 분위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EU 관계는 올해 초부터 긍정적 발전 추세를 보였다”며 “보렐 대표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EU의 반보조금 조사에 대응 조치를 언급하긴 했지만, 유사한 보복에 나서거나 EU-중국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 강경 대응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이날 유럽의 디리스킹 전략을 비판하면서도 “반보조금 조사에 있어 EU와 의견 차이가 있음에도 정상회담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썼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유럽은 미국만큼 강경한 입장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EU는 (전쟁에 대해) 일부 이견을 가지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