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내년 1월1일부로 책임 승진가급(加給)을 기존 11만3000원에서 25만원으로, 13만7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를 연봉으로 계산하면 기존 대비 213만원 증가하는 효과다.
내년도 승진자부터 ‘책임 초임제’도 신규 운영한다. 개인별 근속기간 등과 무관하게 책임 승진자에게는 인상한 초임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기본급 인상 방식의 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특진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2025년 이후에는 매년 소비자 물가지수(CPI) 등을 고려해 초임 수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 이전에 책임으로 승진했던 기존 직원들의 기본급은 올해 승진한 2년차부터 2016년 이전에 승진했던 9년차 이상까지 연차별로 차등을 두고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책임 이상 직원들의 직무급도 월 3만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연봉으로 따지면 41만원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연구, 경영지원, 영업, 설계, 생산관리, 생산지원, 안전·환경 등 직무별로 책임들의 업무 관장 범위가 폭넓다는 점을 반영했다. 직무급 인상은 기본급 인상과 달리 다음달 1일부터 즉시 적용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매년 CPI를 기초로 개인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차등하는 현재 방식의 임금 인상 기준을 유지하되, 대외 물가 동향과 회사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임금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이번 임금 개편안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HD현대 조선부문 전 계열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아직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인 만큼 회사별로 금액과 기준 등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이번 기본급 인상은 회사에서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책임급 직원들의 승진 동기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점점 더 치열해지는 조선업계 인력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조선업계는 최근 제2의 부흥기를 맞아 일감이 넘치는 반면 일손은 부족해 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모두 하반기 채용문을 열고 신입사원 공채에 나선 상태다. 늘어난 일감을 소화하고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핵심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채용시장에서는 연봉과 기본급, 복리후생 등 조선사들의 처우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임에서 책임 승진 시 기본급 인상 폭을 확대하고 직무급도 인상할 계획이나 정확한 금액 등은 검토 중”이라며 “향후 직원의 합리적인 처우 및 복리후생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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