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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우려에 정유업계 "정제마진 반등…문제없다"

남궁민관 기자I 2018.11.30 11:04:16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제유가가 빠르게 추락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3분기 재고평가 및 재고관련손익(래깅효과)에서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다만 관련 업계는 이같은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일반적으로 환입이 가능한 일반적 현상이며, 실질적인 실적에 열쇠를 쥔 수요 및 정제마진 악화만 없다면 견조한 실적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9일 기준 두바이유의 가격은 배럴당 58.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4일 연내 최고점인 84.44달러 기록한 이후 두달여만에 26.14달러 급락(31%)한 기록이다.

국제유가가 급락에 따라 정유업계는 4분기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및 재고관련손실(래깅효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평가는 각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 재고에 대해 월별 또는 분기별로 가치평가를 내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정유사가 1000만배럴 정도의 재고를 비축해놓고 있다고 가정, 현재와 같은 급락폭을 고려하면 2달여만에 2933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재고관련손실은 재고평가손실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유를 구입해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판매하는 사이 1~2개월여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이때 원유 가격이 내리면 석유제품 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에 손실이 생기는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2014년 4분기 당시 두바이유가 92.97달러에서 60.11달러로 급락하는 사이 국내 정유 4사가 1조5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올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관련 업계는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재고평가 및 재고관련 손익은 매달 또는 매분기 상쇄되는 현상일뿐 정유사들의 실제 영업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4분기 단기적인 손실이 예상되지만, 남은 4분기 또는 내년 다시 국제유가가 오르면 다시 이익이 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정유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열쇠는 수요와 이에 따른 정제마진으로, 현재 국제유가의 하락은 오히려 수요를 증진시키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단 현재 정제마진은 한창 때 대비 다소 주춤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맞춰 다시 우상향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분기 초입인 10월 첫째주 배럴당 5.5달러 수준이었던 정제마진은 5달러 초반 수준을 지속 유지하다가 11월 들어 4달러대로 떨어졌다. 다만 11월 셋째주 5.1달러를 기록하며 오름세로 전환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급락으로 내년 유가 하락 부담이 크게 줄었고, 저유가가 원유 수요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현재 저유가는 정유사에게 긍정적”이라고 봤고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등·경유가 부족한 현 시황에서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어 2월까지 정제마진은 강보합 또는 상승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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