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안면마비 심한 이유 … 체온 1도 떨어지면 면역력 30% 감소

이순용 기자I 2017.11.30 09:55: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면역력 저하로 인한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야근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뒤 한쪽 귀 뒤쪽이 얼얼하고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가벼운 증상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다간 안면비대칭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안면마비는 뇌의 12개 신경 중 7번째 신경이 마비되는 질환이다. 7번째 신경은 안면신경으로 표정, 눈썹 움직임 등 얼굴 부위의 운동을 주관한다.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뇌에서 얼굴부위까지 전달하는 신호체계가 무너져 얼굴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발병원인은 스트레스와 과로 및 음주로 인한 면역력 저하다.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바이러스에 의해 안면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겨울철에 안면마비 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면역력 저하와 연관된다. 보통 추위 탓에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온저하는 건강 이상을 알리는 적신호다. 체온이 1도 정도 낮아지면 몸의 대사 작용이 12%가량 줄어든다. 체내대사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세포조직의 기능과 면역체계가 망가져 안면마비 등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안면마비는 발병 후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은 “발병 후 3주 이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얼굴 일부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대부분 2~3주간 집중치료하면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눈이 꽉 감기지 않고 뻑뻑하고 시큰거리거나, 한쪽으로 이마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썹과 눈꺼풀이 처치거나, 물을 마시거나 양치질 할 때 한쪽으로 물이 새거나, 혀의 미각이 떨어져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한쪽 귀로 소리가 울리거나 크게 들리며 통증이 동반되면 안면마비 초기증상을 의심해보고 바로 치료받는 게 좋다.

최근엔 양방과 한방의 장점만을 모은 통합진료로 안면마비를 개선한다. 주요 치료법으로 한약 및 양약의 병용요법, 침, 약침, 체질별 컬러테이프요법, 안면수기요법 등을 실시한다. 침은 얼굴에 분포하는 경혈과 경락을 자극해 얼굴의 균형을 맞추고 마비된 얼굴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컬러테이프요법은 체질에 맞는 색깔의 특수 테이프를 안면경혈에 붙여서 안면근육의 기혈순환을 개선해 회복을 촉진시킨다.

증상이 경미하면 양쪽 눈을 최대한 크게 떴다가 다시 꼭 감거나 윙크하는 동작을 5회 이상 반복해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양쪽 볼의 근육을 풀어주려면 입을 뾰족하게 모은 뒤 앞으로 내미는 동작, 뺨을 불룩하게 하는 동작, ‘이·오·우’ 발음이 나도록 입 모양을 만들기,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등도 도움될 수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마비이거나, 고령이거나, 초기 신경손상이 심하면 치료 후 안면비대칭이나 눈과 입이 같이 움직이는 연합운동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문 원장은 “예전에는 감기에 걸리거나 찬 기운을 얼굴에 쏘였을 때 구안와사가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지만 요즘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자가진단으로 증상을 방치해 후유증 및 합병증으로 애를 먹는 환자가 많은데 연말 송년회 시즌에 과로 및 과음 후 혀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표정을 짓는 운동과 안면부 도수요법을 꾸준히 받고 마음을 편히 가지면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며 “구안와사는 10년 내 재발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치료 후에도 적절한 수면과 운동, 균형잡힌 식단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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