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김인경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희생자를 위령한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이 향후 미·일 관계에 있어 ‘화해의 상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끝내 ‘사죄’의 표현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아베 총리는 하네다 공항에서 진주만으로 향하는 정부 전용기를 타고 하와이로 향한다. 이후 27일(현지시간) 진주만 공격으로 침몰한 미국 전함 애리조나호를 기념한 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헌화한다.
미국과 일본 양국 정상이 진주만에서 함께 위령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지도자들은 자국 내 정치적인 반대 세력에 부딪혀 진주만 방문이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1994년에도 아키히토 국왕이 진주만을 방문하려고 했지만 일본 내부에서 “국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반대 여론이 거세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베 총리가 민족주의 단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일본 내부에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극우 신문으로 잘 알려진 산케이신문조차 “미·일 양국의 우정을 깊게 하고 세계 평화에 공헌하겠다는 약속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NYT는 이번 아베 총리의 방문이 ‘일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화해의 제스쳐’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본 국민들 역시 아베 총리의 이번 진주만 방문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게 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상징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 후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결의를 담은 성명을 발표한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이 성명문에 ‘사죄’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미국 의회 연설에서 밝혔던 ‘통절한 반성’ 정도만 제시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도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아베 총리 측근은 “어디까지나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직접 사죄’를 하지 않은 채 ‘미국과 과거사에 대해 화해했다’는 모습을 전달할 가능성이 커지며 논란도 예상된다.
중국과 한반도 등 아시아에서 일본의 전쟁 책임이나 희생자에 대해 비교적 무관심한 점 역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일본의 역사학자 50명은 아베 총리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아시아 각국의 2차대전 희생자에 대해 위령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들은 향후 한국, 중국 등과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마지막 정상회담도 연다.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정식 취임하기 전에 미·일 관계를 확실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기간 중 일본에 있는 미군에 대한 비용은 모두 일본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혀 일본을 긴장하게 만든 바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엔 “오바마 대통령은 수천명의 미국인 목숨을 앗아간 진주만 침공에 대해 한 번이라도 논의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일본인 묘지와 국립태평양 묘지 외에도 2001년 실습선 미국 핵잠수함 충돌 사고로 희생된 이들의 위령비도 방문한 후, 28일 밤 귀국할 예정이다.
일본군은 1941년 12월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국 함대를 공습해 약 2400명의 미군이 사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중립을 지키던 미국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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