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쌍용차의 주가가 사흘째 고공행진 중이다. 이런 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쌍용차의 연이은 상한가 행진에 의아하다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주가 곡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파르게 우상향 중이다. 이유가 뭘까?
사실 쌍용차는 지난해 우리 증시를 이끌었던 자동차주에서도 소외된 종목이었다. 증권사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 중에서도 쌍용차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 그만큼 쌍용차는 국내 자동차 관련 종목에서 '변방 종목'이었다.
◇쌍용차, 사흘째 `상한가`..올들어 52.64% 상승
그랬던 쌍용차가 새해 벽두부터 강한 엔진음을 내며 질주 중이다. 주가는 지난 6일 이후 매거래일마다 앞자리수를 바꾸고 있다.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SUV 명가를 재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쌍용차(003620)의 주가는 사흘 연속 상한가 행진에 힘입어 78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5일 7360원을 기록한 이래 5개월여 만에 최고가다. 쌍용차에게 '상한가 마감'은 그동안 '남의 일'이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단 한차례도 상한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 쌍용차의 주가는 연초대비 42.80%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가 20.33%, 기아차가 27.0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올들어 쌍용차의 주가는 이날까지 52.64% 오른 상태다. 같은 기간 현대차 6.58%, 기아차 2.40% 를 압도한다.
◇印 마힌드라, 쌍용차 주가 상승 불씨 당겼다
쌍용차 주가의 연이은 고공행진에 불씨를 당긴 것은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다.
인도의 SUV 전문업체인 마힌드라 그룹은 지난 2010년 중국 상하이차의 '먹튀'로 몸살을 앓던 쌍용차를 인수했다. 당시 르노-닛산 얼라언스와 또 다른 인도 업체인 루이나 그룹, 국내에서는 영안모자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쌍용차에 대한 인수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의사를 강하게 밝힌 마힌드라 그룹에게 낙점됐다.
업계에서는 상하이차에 이어 마힌드라도 쌍용차의 고급 기술만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쌍용차가 야심차게 개발중이던 '코란도C'에 대한 자금지원을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어 이번 델리모터쇼에서 마힌드라는 다시 한번 쌍용차의 연구개발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마힌드라가 쌍용차와 함께 내년까지 5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고 오는 2016년까지 4개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점이다.
◇빈약한 라인업 보강..SUV 명가 재건 `기대`
그동안 쌍용차가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중 가장 큰 것은 빈약한 라인업 때문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매년 신차를 3~4종씩 발표하는 것과 비교할때 쌍용차의 라인업은 단조롭고 정체돼 있었다. 게다가 쌍용차의 강점으로 꼽혔던 SUV 기술도 이미 타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어 쌍용차만의 메리트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쌍용차와 함께 신차 계획을 발표하면서 쌍용차도 라인업에 신차를 수혈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출시된 '코란도C' 외에는 신차가 없는 쌍용차에겐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잠식돼왔던 쌍용차의 시장 점유율도 일정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쌍용차는 우여곡절이 많아 커버하지 않는 애널들이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최근의 주가 흐름은 비록 단기적이지만 마힌드라가 투자 의지를 강하게 밝힌데다, 신차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리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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