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는 한국에게도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주고 있다. 기로에서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누군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한국 스스로 결정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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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개최한 제2회 세계전략포럼(WSF)` 둘째 날인 15일 `아시아 신흥시장의 기회와 잠재위험`과 `새로운 경제권력의 등장:국가전략의 새로운 규정`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분명히 줬다.
◇ `G제로 시대` 도래..아직은 반쪽자리 권력이동
금융위기는 전세계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듯했지만 결과적으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또다른 분열을 보여주고 있다. G20만해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글로벌 불균형에 대한 해답을 도출할 것이란 기대는 무산됐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이를 `G제로 시대`로 명확히 묘사해왔고 이날도 G제로 시대 개념을 통해 전혀 단순하지 않은 권력이동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단순한 권력이동이 아니라 권력이 분산되는 양상을 현 상황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역별 리더는 많지만 글로벌 리더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다.
프랭크 유르겐 리히터 호라시스 회장도 과거 실크로드 시대부터 진행된 세계화가 상품교역에 치중했지만 지금의 세계화는 지역 구조 중심의 탈세계화 형태의 세계화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세르 사이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현 상황을 미국과 영국 중심의 세계에서 거미줄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현재로서는 경제 권력이동만이 나타난 상황이며 결과적으로 정치, 군사적인 변화도 수반되야 하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글로벌 리더부재 오히려 유리할 수도
이른바 세계화 2.0에서는 보호주의 등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리더 부재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굳이 글로벌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지역별 리더십이 형성되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
브레머 회장은 G제로 시대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한 현 상황이 결코 혼란스럽지는 않다는 점을 주목했다.
리히터 회장은 "전세계가 자체적으로 조직화되고 있어 글로벌 리더가 필요없는 상황이 도래했다"며 "도덕적 기준 원칙을 준수한다면 지역화 체제로 사는 것은 오히려 꿈이 실현되는 것일 수 있으며 거대국가의 권한이 줄어들고 작은 국가들의 권한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는 한국에게도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亞 국가들의 과제는
이미 아시아에서는 자체적으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결성했고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 형태의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도 논의돼왔지만 사실상 어느 주체
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아시아 채권시장 형성도 15년간 표류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토론자들의 주문. 사이디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개의 지역 허브가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했고 G20 체제 안에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IMF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사무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리히터 회장은 "국제적인 기업들 또한 G20 회의에 초청해 변화의 세력을 떠안는 새로운 형식의 신외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특별히 중국의 역할도 강조됐다. 차오이더 상해발전연구기금회 비서장은 "중국 경제는 10년안에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것이며 중국 위안화가 세계 3대통화로 변모할 것"이라면서도 "대신 인구비중이 38%에 달하는 농촌인구가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한 만큼 중간소득 층의 덫을 극복해야 하며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허브를 노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이디 이코노미스트도 "위안화 절상 등을 통한 국제화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 스스로 국제적인 허브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 한국 금융허브 노려야..글로벌 시민 육성
한국의 경우 여러모로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으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이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 이니셔티브를 추진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며 앞서 "언급한 G20 체제를 벗어난 독자적인 사무국 설립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서구 기술이 중국과 아시아로 진출한 것과 달리 이제는 이머징 안에서 스스로 필요한 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한국 역시 이머징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리히터 회장도 "한국이 아시아 허브가 되기 위해 정책 면에서 많은 역점을 둬야 하며 이는 교육으로부터 시작되야 한다"며 "한국의 미래 역점 중 하나가 글로벌 시민을 육성할 수 있는 교육이 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