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125조원으로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허리끈을 졸라 맸습니다. LH의 자구노력이 점차 빛을 보면서 채권가격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태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직원 임금 10% 반납, 전체 사업규모 축소, 2011년 보수적 경영계획 발표.
경영정상화를 위한 LH의 자구계획이 채권시장의 호응을 얻으면서 `LH 디스카운트`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이데일리본드웹에 따르면 다른 공사채권 대비 LH 채권의 디스카운트 정도를 의미하는 `자기민평 스프레드`가 6개월여 만에 최소값을 기록했습니다.
자기민평 스프레드란 LH 채권 금리에서 공사채 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LH 채권가격이 공사채 평균보다 얼마나 할인돼 판매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LH 자기민평 스프레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0.03~0.04%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월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이 공사채금리 차별화에 불을 지피면서 한때 0.26%포인트까지 치솟았습니다.
LH가 한해 10조원의 채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다른 공사들보다 1년에 260억원의 이자를 더 내야 했다는 뜻입니다.
최근 LH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은 지난해 12월8일 통과된 LH법 일부개정안입니다.
`공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법률안의 통과는 최근 금융부채 80조원 돌파로 LH의 신용문제 발생을 우려하던 채권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을 가져다줬습니다.
이후 작년 12월 말 총 사업비 182조여원 중 10%를 절감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방안 발표, 자금여건에 따라 사업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의 2011년도 사업계획 발표 등은 스프레드의 연이은 축소를 이끌었습니다.
덕분에 최근 자기민평 스프레드는 0.11%포인트로 지난해 8월20일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었습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LH의 금융부채가 앞으로도 한동안 늘어나는 일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최근 일련의 자구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강성부 동양종합금융증권 채권분석팀장은 "LH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경영정상화 의지는 지난해말 LH법 개정과 더불어 최근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를 이끄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데일리 이태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