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는 초기업노조 DX는 동행노조로 양분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서는 최승호 위원장의 조합비 사용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올해 집회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물품 발주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최 위원장은 해당 업체의 견적과 납품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했으며 개인적인 금전적 이익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노조 집행비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마일리지와 포인트 등 카드 혜택이 최 위원장 개인에게 귀속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 회계 업무를 맡아온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수억원대 결제 내역을 공개하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수사기관 의뢰를 예고했다.
이 부위원장이 최 위원장 관련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초기업노조 내부의 DS·DX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성과급을 둘러싸고 시작된 DS·DX 간 갈등이 노조 지도부 내부의 폭로전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사실상 DS 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와 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로 양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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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중심 노조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DX 소속인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과 이원일 초기업노조 광주지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해 각각 95.7%, 96.2%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DS부문 소속 근로자만 노조에 가입하도록 하는 규약 개정안이 역시 96.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극소수 있던 DX 직원들마저 내보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조 ‘블랙리스트’ 사건을 둘러싼 공방 역시 양측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 위원장 등은 삼성전자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명단을 작성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최 위원장에 대한 선처 탄원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엄벌 탄원서를 받고 있다. 동행노조가 확보한 서명은 1만5000명을 넘어섰고, 초기업노조는 약 3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문간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서로를 향한 비방과 폭언도 격화하고 있다.
내년 임금교섭 놓고 대립 지속…갈등 장기화 우려
임금 교섭을 둘러싼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동행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DX 부문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DS와 DX의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는 이재용 회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무기한 릴레이 농성에 들어갔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임금교섭부터 DX부문과 분리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올해 공동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부문별 경영 실적·근로조건 차이 등을 이유로 내년에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고 단일 교섭 체계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노조의 갈등이 워낙 극심한 만큼 단독 과반 노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노조의 투쟁 동력은 추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 노노 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연령과 직군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과거 삼성전자 특유의 ‘원팀’ 조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삼성 반도체, TV, 스마트폰이 세계 1등에 오른 것은 무엇보다 삼성이라는 이름 아래 뭉쳤던 일사분란한 조직력 덕이었다”며 “원팀 경쟁력이 다시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시대상을 반영해 성과급 체계를 다시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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