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4~7% 뛸 때 부품주 0~1% 상승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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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항공기 기체 및 엔진 부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회사들의 주가는 코로나19 폭락장에서 벗어나면서 4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5월 들어 다시 주춤하고 있다. 4월말 대비 현재 주가를 보면 하이즈항공, 한국항공우주는 4~5% 상승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4% 하락했다. 아스트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15%, 22% 올랐지만 대한항공 상승률 24.4%에 미치지 못한다.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항공기 기체 부품 수주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있는 것도 주가에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해외 주요 항공기 제조사들이 어려운 탓에 국내 부품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한국항공우주 같은 경우 ‘보잉 737 맥스’와 관련해 연 1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매출 인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항공기 부품 매출이 3000억~4000억원 정도 줄어들고, 엔진 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500억원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국내 LCC 업계가 번성하면서 향후 25년간은 먹거리 걱정이 없다고 생각했었으나 지금은 국내 뿐 아니라 외국 LCC 업계도 재편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간 매달 45대에 걸쳐 매출을 올렸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20여대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이 같은 매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사에 점검도어와 날개구조물을 납품하던 샘코(263540)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경영권분쟁에 휘말린 상태다. 지난해 7월 최대주주가 바뀐 이 회사는 또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까지 받으며 지난 3월 23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방산 등 포트폴리오 다양시 밸류 영향 적어
항공기 부품 사업 외 방위산업 등 다른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업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란 평가다.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방위산업은 코로나19와 무관해 이 부문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 주가 수준은 이미 민수사업 부진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중장기적인 정부의 국방비 증가세는 변함이 없어 방산부문의 안정적인 실적이 민수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며 “또 한국항공우주도 최근 코로나19 이슈로 민항기 수요 감소 우려는 존재하나 조종사 양산 프로젝트인 RFX사업, 한국형 전투기(KFX) 양산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존재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순수 항공기 부품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반면 방산부문에도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당장 주가는 주춤할 수 있지만, 민간 항공기 부품사업 비중이 크지 않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기 부품업체들의 수주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투자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항공기 부품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부품 인도가 어려워지면서 생산량도 줄이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투자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