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청에서 온라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사실상 영업금지 또는 시설폐쇄에 해당하는 조치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시설 내 환경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해당 시설이 오염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행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예방법 제80조 제7호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사는 이날 “물류센터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 착용하기, 직원 간 거리 두기 등의 예방수칙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쿠팡 측의 초기 대응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 상당수가 투잡, 쓰리잡을 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이자 노동환경이 불안정한 플랫폼 노동자”라며 “감염 위험을 무릅쓴 채 노동현장에 내몰리는 이분들이 집합금지로 생계에 타격을 입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칫 상품 배달 아닌 ‘코로나 배달’이라는 최악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에서 시설운영자 측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방역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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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택배기사들을 더 힘들게 하는 발언이다”, “공포감을 조장한다”, “방역당국에선 택배물품으론 감염 안 된다고 했는데?”라고 반감을 나타내는가 하면 “틀린 말 아니다. 물류센터 모자, 신발에서도 바이러스 나왔다는데 당연히 위험한 거 아닌가”, “시원한 대응이다”라는 등 호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장덕천 부천시장의 발언과 비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장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택배 기사분들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움을 갖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택배 기사분들은 물류센터에 오시지 않고 대형 물류센터→‘캠프’(중간기지)→택배차량 과정을 거친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이곳저곳 아르바이트,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원 문 닫고 물류센터에서 일 하신 분, 투잡으로 일하시는 분.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의 고단함이 보인다”고도 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사람들이 바깥 활동을 꺼리면서 택배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택배 상자를 손으로 만져도 되냐는 등 소비자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부천 쿠팡물류센터 작업장 근로자의 모자와 신발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을 더했다.
이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택배 물품의 전파 가능성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이나 노출 정도를 고려하면 매우 낮다”고 전했다.
앞서 김강립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차관)도 “그간 전문가들과 여러 평가를 통해 택배를 통한 감염 확산은 매우 낮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를 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택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쿠팡 역시 방역당국의 이러한 설명을 인용하며 “모든 신선식품 상품은 포장된 상태로 입고된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쿠팡 직원이 상품을 직접 접촉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선식품이 아닌 일반상품 역시 매일 방역조치가 이뤄지는 물류센터에 보관되며, 모든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한다”며 “현재 확진자 발생과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물류센터에서 배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배송 직원과 물류센터 직원들은 근무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쿠팡은 비대면 배송을 시행하고 있으며, 장갑과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