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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메르켈, 존슨 英총리에 “30일내 노딜 브렉시트 대안 마련하라”

방성훈 기자I 2019.08.22 10:50:45

메르켈 “영국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려줘야”
메르켈 “2년간 해결책 찾을 수 있겠지만 30일 내에도 가능” 압박
佛마크롱 “백스톱 조항 없애는 브렉시트 재협상은 불가” 재확인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와 만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30일 내에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존슨 총리와 회담을 갖고 “영국은 우리(EU)에게 백스톱(안전장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백스톱은 브렉시트 전환기인 2020년 말까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이 기간 동안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존슨 총리를 비롯한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이 조항이 영국을 EU에 무기한으로 잔류·종속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이번 독일 방문을 통해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 백스톱 조항 삭제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항상 ‘앞으로 2년 안에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어쩌면 30일 안에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왜 그러지 못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러고 나서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는 10월31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면 백스톱 조항과 관련해 EU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CNN은 사실상 30일 이내로 시한을 못박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송은 “메르켈 총리가 영국 총리 신분으로 베를린을 처음 방문한 존슨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고 보도했다. 반면 가디언은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비쳤다”고 진단했다.

존슨 총리는 메르켈 총리 발언에 “30일이라는 매우 맹렬한 일정을 설정했다”면서 “내가 정확히 이해했다면 더없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백스톱 조항 전체를 삭제한 뒤 대안적인 합의를 위해 작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프랑스는 여전히 백스톱 조항 삭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백스톱 조항이 없는 브렉시트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앞서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존슨 총리가 EU에 보낸 백스톱 삭제 제안 서한에 대해 “백스톱에 반대하면서 현실적 대안을 내놓지 않는 건 EU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국경 재건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를 만난 존슨 총리는 다음 날인 22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 마크롱 대통령과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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