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현대증권이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사업자가 되기 위해 실시했던 유상증자 결과, 자본요건인 3조원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우리사주조합 청약과 구주주 배정 청약에서 모두 저조한 청약률을 보이며 실권주가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003450)은 28일 총 7000만주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모두 합해 총 2186만2884주가 청약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배정을 합한 청약률은 31.2%에 그쳤다.
현대증권은 지난 1일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했다. 그 결과, 총 배정주식수 1400만주 가운데 829만205주만 청약에 참여했다. 청약률은 59%, 실권율은 41% 였다.
이어 지난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 구주주 배정 청약에서도 우리사주조합 실권물량을 포함한 총 6170만7595주의 배정물량 가운데 1357만479주만이 청약에 참여, 22% 의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했다. 구주주 배정 청약의 실권율은 78% 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PBS 사업자가 되기 위한 기본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청약률 저조로 자기자본 요건인 3조원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실권주 처리 방안이 결정되면 요건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약률이 이처럼 저조하자 현대증권은 이날 오후 늦게 이사회를 개최, 실권주들의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앞서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은 현대증권의 유상증자에 예상보다 훨씬 못미치는 400만주(340억원) 정도만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지분율(25.9%)을 고려하면 1813만여 주(1541억원) 정도의 물량을 배정 받았지만 나머지는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미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이 청약률 미달을 예상하고 실권주 물량을 떠안을 주체를 물색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복수의 PEF와 몇몇 기관 등이다.
현대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우선주를 발행키로 했었다. 이번에 발행되는 우선주는 보통주와 동일한 의결권을 가지고 있으며, 발행가 대비 연 6.5% 에 해당하는 주당 552원의 배당이 확정돼 있다. 또 발행일로부터 3년뒤 우선주 1주는 보통주 1주로 전환된다.
업계에서는 투자하기에 괜찮은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미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데다, 향후 주가가 오를 경우 차익을 노릴 수도 있어 일부 PEF와 기관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현대증권 등과 이들간에 이미 어느 정도 사전 작업이 완료된 상태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조건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어서 기관이나 PEF 등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사회를 통해 이들에게 물량을 넘길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모색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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