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법정관리..`조선·은행 영향 크지 않다`

장영은 기자I 2011.01.25 14:46:18

고가 용선 선박 원가 부담+벌크 시황 악화
국내 조선업체 의존도 낮아..은행 차입금도 크지 않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던 대한해운(005880)이 25일 기업 회생절차 개시(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생각보다 빠르기는 하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우선 용선 선박에 대한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해운이 보유한 용선 선박 150여척의 평균 벌크선운임지수(BDI)는 2800포인트 수준으로 현재 BDI가 1300포인트 수준인 것을 고려하며 매우 높은 가격이다.

지난 2008년 벌크 시황이 호황일 때 그나마 싼 가격에(당시 BDISMS 1만포인트 수준) 빌렸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벌크 시황이 악화되자 용선료 부담이 커진 것.

신민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따라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86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연초부터 고가 용선료 재협상을 진행했지만 여의치 않아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선·은행株 일단 `안도`.. "영향 제한적일 것"

일단 전문가들은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우 국내 해운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데다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도 돈을 `떼일`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이다.

글로벌 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대한해운에 대한 수주잔량은 STX(국내) 2척, STX(대련) 2척, 대우조선해양 2척, 현대중공업 2척 등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STX 국내 물량 중 내년 인도 예정 물량은 아직 건조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도 2013년 인도 예정 초대형 유조선은 건조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엄 애널리스트는 "과거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기간에도 기존에 발주한 선박의 인도와 대금 지급은 계획대로 진행됐다"며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차입금으로 인한 국내 은행주에 미치는 충격도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의 은행권 전체 익스포져는 약 750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말을 기준으로 대한해운의 차입금 내역은 하나은행이 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50억원으로 그리 크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대한해운의 자산 건전성이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정상`에서 `회수의문`으로 재분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여신 금액의 약 50%를 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은행별 충당금 적립액은 하나금융이 150억원, KB금융 120억원, 신한지주 25억원, 우리금융 40억원 수준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생 절차 수개월 걸릴듯..`협상위한 카드` 해석도

향후 대한해운의 회생절차 여부는 서울 중앙지방법원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이에 대해 유성모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과거 쌍용차의 사례를 참조할 수 있다"면서 "심사 결과 발표까지 약 한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차의 경우 2009년 1월9일 법정관리를 신청해 다음달인 2월6일 결과가 발표됐었다.

이어 유 애널리스트는 "화의 절차가 시작될 경우 채권단과의 수개월에 걸친 협의를 거쳐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며 "이후에도 감자, 채무조정 등의 절차가 수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채권단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검토가 추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달 초부터 진행해온 용선료 재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자 협상을 위한 카드로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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