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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1주일]③바람잘 날 없는 금융권 무슨 문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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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I 2010.09.09 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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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없는 은행마다 CEO 자리다툼
카리스마형 CEO 퇴출구조 없어 문제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왜 은행들은 신문에 나오기만 하면 총수 자리 놓고 싸움하는 기사만 나는 겁니까?"

신한금융지주(055550) 신상훈 사장에 대한 검찰 고발건이 신한금융 3인방의 `권력투쟁`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또 자리 싸움이냐"는 짜증 섞인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

황영기-강정원-어윤대로 내려오면서 CEO가 바뀔 때마다 파열음을 냈던 KB금융(105560)지주에 이어 나름 괜찮다는 평가를 받던 신한금융 마저 회장 자리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양새가 나오자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주인없는 은행의 한계..대리인이 주인 행세

올해초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KB금융지주 사태와 이번 신한금융지주 사건의 공통점은 `CEO 자리를 둘러싼 다툼`으로 요약된다.

더 높은 자리를 향한 욕구는 인지상정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사태가 불거질 경우 콘트롤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 사태에 청와대 등 권력 핵심부가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나 이번에도 신한지주 3인방이 나란히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날아가는 우스꽝스런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은행에 주인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진단하고 "신한지주도 지배구조가 튼튼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주인없는 은행이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17% 가량의 일본계 주주가 대주주 역할을 하긴 했지만 지분이 분산되어 있고 2세 3세들로 지분이 상속되면서 응집력도 약해지고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이나 외환은행, 씨티은행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을 봐도 자리다툼은 주인없는 은행에서만 생기는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것. 주인이 없는 은행이므로 1인자 자리를 놓고 대리인들끼리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생각해보면 1인자라는 지위는 한국사회에서 대통령과 재벌 회장 그리고 금융지주 회장 정도에만 허락되는 자리"라면서 "머리 굵은 인사들이 그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소유구조 정답은 없어..CEO 퇴출구조 만들어야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면에는 우리나라의 은행 소유구조가 특정 대주주를 갖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막기 위해 은행 주식을 4% 넘게 보유하면 의결권을 제한하고 10% 넘는 지분을 취득하려면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구조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런 구조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주인이 제대로 있는 금융회사들이지만 이런 경우 대주주의 판단 미스가 큰 위험요소가 되는 결점이 있다"면서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처럼 은행 지배구조 역시 정답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 문제로 시각을 좁혀보면 몇가지 문제점이 도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가부장적 요소가 강한 한국적 지배구조의 문제 ▲CEO의 진입 시스템이 비교적 뚜렷한 데 비해 퇴출 시스템은 모호하게 되어 있다는 점 ▲주주들과 경영진간의 건전한 긴장관계가 무너졌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한 대학 교수는 "상관에 대한 복종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견제받지 않는 CEO를 만들었다"면서 "그러다보니 항상 문제가 커진 뒤에 외부에서 지적을 하고 그 때가 되면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되고 마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독단적인 경영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런 경우라도 언제든지 잘못하면 책임지고 나갈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야 한다"면서 "신한지주는 CEO의 퇴출구조가 명확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주인없는 은행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런 은행들은 주주들이 주인"이라면서 "주주들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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