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 잠실일대 집값이 오름세다. 제2롯데월드가 허용되면서 집주인들이 팔겠다는 집값, 즉 호가(呼價)를 올리고 있다.
실제 잠실주공5단지 115㎡ 호가는 제2롯데월드를 호재삼아 2억원(9억2500만원→11억2500만원) 가량 뛰었다. 실제 거래가격도 1억원 가량 올랐다.
여기에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의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키로 하면서 압구정동 여의도동 동부이촌동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고 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기 시작하면 실 거래가격도 뛰는 게 일반적이다. 집주인들은 집값이 오르면 좀 더 비싼 가격에 팔려고 매물을 거둬들인다. 살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매물까지 귀해지면 집값은 그야말로 집주인 맘대로다.
지난 3일 5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던 개포시영 43㎡(13평)는 설 연휴 직전인 22일 5억99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의 호가는 6억2000만원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강남 및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대해) 조사를 해 봤는데 거래가 안 되고 있다"라며 "호가만 오르고 있을 뿐 실제 집값은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주택정책 주무 장관이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집값이 급등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 몫이 되기 때문에 주택정책 주무 장관으로선 집값이 뛰는 것에 대해 항상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이번 정 장관의 발언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를 위해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강남3구 규제를 완화하려면 규제 완화이후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 주도면밀한 대처방안이 있어야 한다. 무턱대도 풀어놓고 보자는 발상은 무작정 규제하고 보자는 발상과 다르지 않다.
강남3구 규제 완화에 대해 재정부는 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일방통행식보다는 재정부의 쌍방통행식 대처가 이 상황에 더 맞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