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포춘지는 현 금융위기에서는 (은행에 대한) 신뢰와 디레버리지, 주택시장 악화라는 3개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악순환을 깨기 위한 대안을 소개하는 한편, 또 다른 악순환 리스크가 숨쉬고 있다고 경고했다.
1. 신뢰(Confidence)
신뢰가 없다면 돈 많고 잘 나가는 은행도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바로 `뱅크런(Bank Run)`의 함정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속에서 크고 작은 뱅크런이 목도되고 있다. 아무리 재정건전성이 뛰어난 은행이라도 고객들의 신뢰가 흔들려 일시적으로 예금인출이 몰린다면 그 누구도 배겨낼 재간이 없다.
신뢰의 기반에 생긴 아주 작은 균열이 금융기관 전체를 위기로 몰아 넣었다. 대공황 시절에도 단순한 루머가 예금인출 행렬을 불렀고, 결국 은행 도산으로 이어졌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행하고 있는 구제금융도 궁극적으로는 신뢰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다. 살아남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 디레버리지(Deleveraging)
이미 많은 금융기관들은 그들의 부채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결국 자산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너도나도 자산을 팔기위해 나선다면 결국 공멸이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팔지만, 팔려고 하는 자산의 가격은 더 빠르게 떨어진다. 자산을 판다해도 부채비율이 좋아질리 없다. 디레버리지의 악순환이다.
포춘은 신뢰의 악순환과 달리 디레버리지 악순환은 실제 달러값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리먼브러더스의 자산 가치가 일순간에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우리는 이미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
3. 주택시장(Housing)
마지막 악순환의 고리는 바로 위기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주택시장. 아쉽게도 주택시장의 악순환 고리도 여전히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주택시장 붕괴를 예견했던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악순환 이전에 너무 과도한 선순환이 존재했다. 2000년~2006년 사이 미국의 집값은 빠르게 치솟았고, 사람들은 더 큰 돈을 거머쥐고, 더 비싼 집을 사기 위해 더욱 더 큰 모기지를 끌어다썼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자 집을 사려는 사람은 기다리고, 매도자들만 러시를 이룬다. 동일한 행태가 반복되는 사이 가격은 더 떨어졌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 고리를 끊는 방법과 또다른 리스크
그렇다면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까. (절대적인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경제학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연방정부 개입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지목된다. 대공황 시절의 뉴딜정책을 떠올리면 쉽다.
좀더 작은 규모로는 부실채권정리기구인 RTC(Resolution trust Corp)가 80년대 예금인출 사태를 멈춰세우기도 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단, 또 다른 악순환의 고리가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는 것도 잊지말아야 한다. 바로 미국에 대한 신뢰의 악순환이다. 포춘은 미국의 부도에 대비해 들 수 있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이 있다는 점도 친철히 소개하며, 미국 정부에 대한 세계의 신뢰 위기야 말로 절대 작동해서는 안될 또다른 악순환의 고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