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캔이 또 나왔다..혹시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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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I 2005.05.30 17:06:55

냉각시간 줄였지만 상용화는 여전히 먼 길
성공은 자체 평가일 뿐..공인기관의 검증 필요

[edaily 이진우기자] 냉각캔과 냉각화장품 용기를 개발하며 관심을 끌었던 벤처기업 아이스텍이 30일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시제품을 선보였다. 아이스텍이 개발한 냉각화장품 용기는 이미 LG생활건강과 함께 제품화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음료수를 즉석에서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는 냉각캔의 상품화 가능성에 집중됐다. 아이스텍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신성디엔케이(003990)의 주가는 기업설명회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지난 98년 "미래와사람"이 개발했다는 "냉각캔" 사기극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의심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시연결과를 주시했다. ◇뚜껑 따자 10여초간 냉매 분출 서원길 아이스텍 사장은 약 50명 가량의 투자자와 취재진 앞에서 6개의 시제품을 나눠주고 직접 캔을 열게하는 방식으로 시연회를 진행했다.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냉각캔은 캔 안에 나선모양의 관을 별도로 넣어 그 안에 냉매를 넣고 나머지 공간은 물로 채운 제품이었다. 냉각캔의 따개 부분을 들어올리자 냉매가 새어나가는 소리가 길게 들렸다. 보통 탄산음료캔은 따개를 열때 음료수에 포함된 탄산음료가 새는 소리가 "칫"하고 짧게 들리지만 아이스텍의 시제품은 약 15초 동안 "치이익"하는 소리를 냈다. 냉매가 빠져 나오면서 나선모양의 관을 냉각시키고 그 관이 다시 내용물을 식히는 원리다. 나선모양의 냉매관이 아랫쪽부터 비워지기 때문에 음료수도 아래쪽부터 차가워진다는 게 서 사장의 설명이다. 냉매가 빠져나간 캔의 표면은 따개를 열기 전보다 확실히 시원해졌고 안의 내용물을 쏟아 유리컵에 따라내자 역시 시원하다는 느낌을 주는 물이 흘러나왔다. 내용물을 비운 후의 냉각캔은 보통 음료수 캔보다 묵직한 느낌이었다. 보통 음료수캔과의 차이점은 내용물의 용량이었다. 시연에 사용한 캔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350㎖ 크기의 맥주캔 모양이었지만 실제로 안에서 흘러나온 물은 약 250㎖ 정도로 일반 맥주잔을 간신히 가득 채울 정도의 용량이었다. 서 사장은 냉각캔에서 냉매관이 차지하는 부피만큼 내용물이 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텍 측은 시연이 끝나자 영업비밀 유지를 이유로 사용된 냉각캔 시제품을 모두 회수해갔다. 시연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진짜 시원해지는 게 맞다"며 신기해하는 반응도 있었고 뭔가 여전히 미심쩍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냉각캔의 뚜껑을 따기 전 캔 표면의 온도를 손으로 느껴봤을 뿐 실제 내용물의 온도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캔이 이중으로 단열처리됐을 경우 냉각되기 전 물의 온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미심쩍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실내온도와 유사한 25도 정도의 내용물도 냉각후 7~8℃ 정도로 내려간다"며 "이 과정이 몇년전에는 3분까지 걸렸지만 15초로 단축시킨 것이 과거의 냉각캔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냉각성능 수치는 제3의 공인기관에 의뢰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아이스텍의 자체 실험에 의한 주장일 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서 사장은 "아직 공인기관의 실험을 받은 적은 없으며 관련 상담은 실제 샘플을 보여주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냉각캔의 핵심인 냉각성능을 객관적인 수치의 제시 없이 현장 시연만으로만 보여준다면 이에 대해 계속 의문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실제 아이스캔의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실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산원가 높아 시장성 없어..대량생산 기술이 과제 지난 98년의 냉각캔보다 훨씬 진일보한 기술이라는 아이스텍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가능성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화장품 용기에도 비슷한 냉각기술이 적용되어 실제 LG생활건강의 제품으로 상용화됐지만 개당 5만원짜리 화장품에 적용될 기술과 500원짜리 캔음료에 적용될 기술의 원가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스텍 측은 시연한 냉각캔을 직접 만들어서 상품화할 경우 캔의 원가가 얼마나 드는 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소비자 조사를 통해 냉각캔음료가 일반제품보다 200~400원 가량 비쌀 경우는 시장성이 있다는 결과는 나왔지만, 여러 정황상 실제 원가는 이보다 훨씬 더 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이스텍 측은 시연에 사용된 시제품 캔의 재료비만 개당 450원정도 들었다고 밝혔다. 물론 대량생산의 경우는 이보다 낮아지겠지만 이것이 캔의 원가를 추측할 수 있는 유일한 데이터다. 더 큰 문제는 재료비를 제외한 부분, 즉 인건비와 설비비 등을 더한 생산비 부분이다. 서 사장은 "냉각캔을 분당 300~800개 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야 어느정도 시장성이 있다고 보지만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생산과정에서도 생산속도가 나지 않는 여러 부분들이 남아있어 그 부분을 해결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스텍 측은 이같은 제품화의 난관에도 불구하고 30일 배포한 기업설명회 자료에서 냉각캔의 예상 매출(로열티수입)을 내년에 400억~800억원, 2007년에는 450억~900억원으로 제시했다. ◇로열티수입 900억원 가능한가 회사 측은 그 근거를 묻는 질문에 "화장품 용기의 상용화를 근거로 음료수캔 상용화와 관련한 상담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반영한 예측치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뚜껑만 열면 차가워지는 냉각캔"은 여전히 걸림돌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 원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한 냉각용기는 제품화에 성공했다. LG생활건강이 이달 초 출시한 모공 관리 에센스 "이자녹스 포어 아이스 세럼"이 아이스텍의 기술로 만든 용기를 사용한 제품이다. 소비자가 6만원인 이 제품은 초도물량이 대부분 팔려나가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사장은 "LG생활건강이 어느정도 주문물량을 유지해주는 조건으로 LG생활건강에 관련 기술을 독점제공하기로 했다"며 "개당 750원 가량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지만 용기 자체의 원가는 양측이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의 경우 제품가격이 워낙 높고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냉각용기의 원가에 크게 관계 없이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다만 음료수의 경우는 냉각성능도 중요하지만 생산원가를 낮추지 못하면 상용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로열티 기준으로만 볼 때는 미래와사람이 개발했었다던 냉각캔보다는 수준이 낮은 모양"이라며 아이스텍의 냉각캔 개발 성과를 폄하하기도 했다. 미래와 사람은 지난 98년 냉각캔기술을 수출해 로열티로만 한 해에 1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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