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에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직업 전문 학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취업이 쉽지 않은 전통적인 전공을 이수하기보다는 빠른 취업이 가능한 과의 선호도가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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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대입 전형 시기에 직업학부는 일반 학부보다 100점 이상 높은 커트라인을 형성하며 새로운 스타가 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직업 학부란 2년제 과정을 거치는 전문대와 달리 일반 학부와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다. 신화통신은 “일반 학사 학위와 직업 학사 학위 모두 학사 학위에 해당하는 규정과 방법에 따라 인가·수여·관리·품질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격증의 효용성 측면에서 두 학위는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취업, 대학원 진학, 공무원 시험에서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선 51개의 직업학부가 있다. 지난해 직업학부에 등록한 대학생은 8만9900명으로 전년대비 17.8% 증가했다. 이는 전체 고등교육 등록자의 1.6%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2년째 학부생을 모집하는 선전직업기술대학은 올해 9개의 새로운 직업학부를 추가했는데 이에 따라 등록 예정인 학생이 471명으로 전년(271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모집 점수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업학부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천위쉬안이 합격한 도시철도 운송 장비·제어 기술과의 최근 졸업생 취업률은 98% 이상이다. 주로 중국의 철도 및 전자기계 장비 생산 기업 등이 취업하고 있다.
하이난 과학기술직업대학의 빅데이터 기술·응용학과에 재학 중인 마오량위는 “이론 지식 학습과 더 많은 실습, 기업 인턴십을 받고 있다”며 “현재 57명의 학생 중 90% 이상이 취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저성장과 경제 위기에 빠지면서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상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재학생을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발표했는데 13.2%로 여전히 전체 평균(5.0%)을 두배 이상 웃돌고 있다.
청년 취업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공산당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첨단 기술 육성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의 인재 양성은 이중 중요한 대책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지난 2021년 ‘현대 직업 교육의 고품질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2025년까지 직업 학부 교육 등록 규모가 고등 직업 교육 등록 규모의 1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직업학교에 대한 설립 기준과 전문직업교육 관리 체계가 도입됐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하이난 과학기술직업대의 정빙 총장은 “전문대학 졸업생의 양질 취업을 지속적으로 촉진하려면 취업, 교육, 등록을 연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수급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산업-교육 융합 교육 모델을 기반으로 학교와 기업이 협력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