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수갈고둥은 고리갈고둥목(Cycloneritida) 갈고둥과(Neritidae) 기수갈고둥속(Clithon)에 속하는 작은 고동류로 일정한 유속과 수심이 유지되는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큰 돌이나 자갈에 붙어 산다. 서식 조건이 까다롭고 해안선이 개발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하구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이 집단 서식하는 것은 자갈의 비율이 높아 부착 조류와 같은 먹이원이 풍부하며 은신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아서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수갈고둥은 국내에서 경상남도, 전라남도 및 제주도 등지의 해안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창원시부터 하동군에 걸친 경상남도 남해안 권역에 위치한 하구습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구역별로 경상남도 고성군에 위치한 하구습지 13곳에서 1656개체(28.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거제(10곳) 1454개체(24.6%), 사천(9곳) 837개체(14.2%) 등의 순으로 기수갈고둥이 많이 분포했다.
습지별로는 오방천하구습지(고성) 486개체(8.2%), 고현천하구습지(거제) 292개체(4.9%), 오수천하구습지(거제) 281개체(4.8%) 등의 순으로 많았다.
해당 습지에서 기수갈고둥은 저서성(底棲性·바다 밑바닥에서 기어다니거나 고착하는 특성) 대형무척추동물 중 우점종으로 확인됐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2025년까지 남해안 일부와 서해안에 위치한 하구습지를 대상으로 하구 생태계 현장 조사를 완료할 예정으로 기수갈고둥의 전국적인 분포 자료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멸종 위기 습지 생물의 서식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