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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선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주 선거 유세에서 정부의 난민 대응에 대한 옹호론을 펼치면서 친(親)난민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반(反)이민 시위자들에 의해 유세가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추진해온 친난민정책이 위기에 봉착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독일에서는 난민 문제가 총선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난민 및 이민자들에 의한 범죄와 테러가 늘어나서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의 2015년 이후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했다.
이후 지난 2년 동안 이민자 범죄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독일 연방범죄경찰국(BKA)에 따르면 독일 이민자 범죄는 전년보다 52.7%나 급증한 17만4000건에 달했다. 소매치기 사건의 35%가 이민자에 의한 범행이었으며 가택침입 및 중상해 범죄의 이민자 비율도 각각 11%, 15%로 집계됐다.
지난 해 12월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을 트럭으로 공격해 12명을 사망케 한 테러도 튀니지 출신 난민에 의한 범행이었다. 지난 달 말 함부르크 슈퍼마켓에서 칼을 휘둘러 7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 역시 아랍에미리트(UAE) 태생의 26세 팔레스타인 남성이었다. 두 사람 모두 난민 신청이 거부된 뒤 추방이 지연된 틈을 타 범죄를 저질렀다.
난민과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증가 추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내 극우 세력에 의한 강력범죄는 2014년 1029건에서 2016년 1698건으로 크게 늘었다. 난민이나 이민자의 범죄 또는 테러가 급증하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독일 내 우파 극단주의자들의 범죄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독일 기독민주당(CDU) 내부에서도 난민 친화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도 이를 인식하고 난민 정책에 대한 입장을 수정했다. 그는 2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난민 포용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는 지난 2015년처럼 무분별한 난민 유입이 반복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의 최대 경쟁자인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당수는 21일부터 브레멘에서 선거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브레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70여년 간 SPD의 철옹성 텃밭이었다. 슐츠는 브레멘을 시작으로 40곳을 방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