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한 지사장은 황창규 회장이 15년 차 이상 재직한 사람에 한해 업무를 불문하고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했지만, 이는 형식이고 진실은 유선 인력 ‘떼어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KTF 출신인 마케팅부 소속이 아닌 KT 출신인 지사 인력을 구조조정하겠다는 의미”라면서, “희망퇴직이냐, 자회사 전출이냐 중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반발했다.
이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이번 구조조정의 방식 때문이다.
KT 지사에 근무하는 사람 중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자회사 전출이 결정된 것이다. KT 노사는 8일 이번 명퇴와 별개로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그런데 똑같이 임헌문 커스터머 부문장(부사장) 아래에 있는 마케팅부 소속 직원들은 자회사로 나갈 필요가 없다. KT와 KTF가 2009년 합병하면서, 윗 조직은 통합됐지만, 일선 영업은 합쳐지지 않았다.
이를테면 성남지사와 성남 마케팅부가 혼재했다. 유선 분야에서 근무해 온 직원들은 지사(플라자)에서 직접 현장 영업을 해 왔고, 무선인 KTF 출신들은 주로 마케팅부 소속으로 대리점 같은 유통점 관리 등의 업무를 해 왔다.
KT 관계자는 “결국 KT 직원들이 해 왔던 현장영업을 M&S 같은 자회사로 넘기겠다는 의미이며, 최소한 1만여 명 이상의 인력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인원 6000여 명에다, KT 지사에 근무했던 현장 영업인력 등을 합치면 2만여 명에 달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이번 인력 구조조정에서 기업통신 영업업무는 제외됐다.
사내방송을 통해 특별명예퇴직을 포함한 복지제도 축소가 발표되자, 50대 이상 직원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한 부장급 직원은 “내일모레 아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는데, 갑자기 자녀 대학 학비 보조가 완전히 폐지됐다”면서 “회사를 나가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복지제도도 매우 줄어드는데 △본인 학업 지원 축소 △자녀 대학 학비 보조 완전 폐지 △자녀 중고등학교 학비 축소 △복지 포인트 연 160에서 130으로 축소 이후 실적 및 고가에 따라 상향(올 하반기 추가 30만 원 못 받음)△업무용 통신회선 무제한 폐지(월 10만 원 한도 내 사용, 이후는 개인 추가 부담, 확정 안 됨) 등이다.
황 회장은 KT는 구조조정 이후에도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5년 1월 1일부터 임금 피크제를 도입해 정년 몇 년 전부터 연봉 50%를 줄이는 것도 검토 중이며 △융합기술원 등의 경우 토요일 근무를 의무화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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