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최대어` 포스코건설 상장 연기..왜?

윤도진 기자I 2009.10.20 14:53:54

10~12만원 공모가 밴드내 수요 채우지 못해
얼어붙은 IPO시장..1조규모 물량도 부담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1조원 안팎의 청약공모 규모로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포스코건설이 돌연 계획을 무기한 연기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청약 하루 전 상장일정을 황급히 연기한 이유로는 상장예정가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게 포스코건설 안팎의 시각이다. 또 하반기 들어 경색된 IPO시장 분위기와 거대한 물량도 계획 철회를 불가피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시공능력순위 6위인 포스코건설은 당초 21∼22일 청약을 거쳐 30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 기관들 "40% 디스카운트 요구도"

20일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일단 철회키로 했다"며 "이는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예상 밴드인 10만~12만원보다 아래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IPO의 국내 주간사 대우증권, 해외 주간사 메릴린치, BOA는 지난 15∼16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8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당초 포스코건설이 예측한 공모가 밴드 하한선에서 20% 할인된 가격이다. 해외기관을 대상으로한 수요예측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예정이지만 이 역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포스코건설은 계획을 무기한 연기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측이 희망했던 밴드 내에 수요가 채워지지 않았고, 공모가 밴드 밖의 가격을 제출한 기관도 있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디스카운트 폭을 40%까지 달라고 하던 기관도 있었다"며 "최근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시장 악화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에 할인 요구가 강했던 듯하다"고 설명했다.

◇ 차가워진 IPO시장..`가격차 점점 벌어져`

포스코건설이 상장을 미룬 배경에는 최근 눈에 띄게 쌀쌀해진 공모시장 분위기도 일조했다. 하반기 들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공모후 공모가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앞서도 이에 대한 우려로 진로, 한국전력기술이 상장시기를 조정했고, SKC&C의 경우 공모규모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경우 공모가격 밴드도 10만~12만원으로 주당 가격이 높았을 뿐더러 공모주식수도 898만7000주로, 총 공모금액 규모가 1조원 안팎의 대형 물량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IPO시장에서 `상장 첫날 더블(주가 2배)`이 잇따르면서 상장 예정사 들이 원하는 공모가 수준이 올라갔다"며 "연말 증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관이 원하는 가격과 상장사가 기대하는 가격이 30% 이상 괴리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시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상장 연기가 모기업인 포스코(005490)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포스코건설 상장 시 포스코에 유입되는 현금은 약 4000억~5000억원으로 현금흐름에 도움되는 수준이다"며 "상장 무기한 연기가 포스코에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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