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명수기자] 미국 경제지표가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좋은 것은 너무 좋고, 나쁜 것은 너무 나쁘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2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4분기 GDP 수정치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 및 고용지표 `갸우뚱`
1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15.1% 감소한 91만4000건(연률환산)을 기록했다. 예상치 105만건에 크게 못미친다. 이번 주에 나온 기존 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에 주택 시장이 견고하다고 생각했으나 신규주택판매가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치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은 아직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노동시장 관련 데이터는 약간 더 실망스럽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 대비 1만1000건 증가한 41만7000건을 기록했다. 예상치 39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10주래 최고치다.
기업들이 전쟁 리스크를 우려해 신규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미스테리한 데이터는 내구재 주문이다. 1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3.3% 증가한 1748억달러였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 증가를 무색케 하는 수치다.
◇내구재 주문의 비밀
내구재는 자동차, 컴퓨터, 통신장비, 기계, 일차금속 등이 총막라된다. 지난 3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두 축을 들라면, 개인소비와 내구재를 들 수 있다. 9.11테러 직후에도 자동차 메이커들이 일제히 무이자 할부판매를 한 것이 당시 경제에 큰 확력소가 됐다.
저금리 정책이 모기지 금리를 떨어뜨려 주택 경기를 부양하고, 개인 소비를 늘렸다면 내구재 동향은 제조업체들의 생산을 자극하는 요소다. 메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내구재 주문 수치를 보고 올해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내구재 주문은 전혀 상반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전쟁만 아니라면 미국 경제가 급반전할 신호"라는 것. 전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순 소비가 아닌, 내구성 주문이 증가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시각이다.
반대로 "내구재 주문이 이렇게 늘어났는데도 경기가 이 모양이라면 전쟁 이외에 다른 알 수 없는 요인이 미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는 우려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실체가 불분명한 `악재`가 경제를 괴롭힐 수 있다는 것.
◇4분기 GDP 전망
월가의 전문가들은 4분기 GDP 1차 수정치는 지난번 예비치인 0.7%보다 상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서는 1%로 전망됐다.
4분기 GDP가 당초보다 개선되더라도 올해 1분기 전망치는 썩 좋지 않다. 메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1분기 성장률은 2.3%다. 이는 11월 조사 당시의 2~2.5% 범위에 겨우 들어간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조사에서는 1분기 성장률이 2.7%에서 2.6%로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3.2%에서 3%로 떨어졌다. 이번주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1%로 낮췄고, 스티븐 로치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