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물가 상승률은 미미했지만 상대적으로 집세·관리비·외식비 등 서비스물가는 3배가량 더 올랐다. 무더위와 장마로 상추, 열무, 마늘 값은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휴가철을 맞은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유가 반등 미미…하반기 물가 상승 글쎄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2(2010년=100)로 전년동월보다 0.7%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석달 연속 0%대 물가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 0.7% 상승률은 지난해 9월 0.6%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는 저유가 현상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기대만큼 석유류 제품 가격이 오르지 못한 탓이다. 석유류 가격은 작년보다 8.9%나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0.38%포인트 끌어내렸다. 실제 지난해 7월 두바이유는 배럴달 56.27달러였는데 지난달에는 42.82달러에 머물렀다. 중국 등 글로벌경제 회복 수준이 완만하다보니 국제 유가 상승이 제한된 것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6월 정점을 찍긴했지만, 올해 대비로는 여전히 높아 전체 물가를 끌어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예상만큼 유가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물가가 0%대 중후반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올 상반기 배럴당 37달러에 머문 국제유가가 하반기에는 5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수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물가 하방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 석유시장 동향 변수가 있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작년 4분기부터 유가가 40불선으로 떨어진 만큼 현 수준만 유지된다면 4분기 이후에는 기저효과로 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절이나 외부 요인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6월 1.7%에서 7월 1.6%로 더 낮아졌다. 지난해 2%대 수준에서 더 하락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1.7%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세·월세 오르고..휴가철 채소 가격도 상승
석유류 가격은 물가를 내렸지만, 집세, 외식 등 서비스요금은 1.9%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1.05%포인트나 끌어 올렸다.
집세는 전세(3.6%), 월세(0.3%)가 오르면서 전년동월보다 2.5% 상승했고, 공공서비스 요금은 하수도료(18.0%), 외래진료비(2.0%) 등이 오르면서 1.0% 상승했다. 외식비가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도 2.1% 올랐다. 외식소주(13.2%), 공동주택관리비(3.4%), 외식생선회(4.9%) 등이 오르면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올초 고공행진을 보였던생선·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도 0.4%내리며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물가를 잡기 위해 수확량을 늘리면서 무(-23.5%), 파(-22.4%), 양파(-19.8%) 가격이 작년 7월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무더위와 장마 등으로 상추(47.6%), 열무(39.1%), 마늘(32.1%)의 가격은 급등했다.
신선어개는 어획량이 줄어든 게(44.3%), 갈치(7.1%)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전년동월보다 6.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