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종윤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BS의 수신료 인상과 관련,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공·민영 이원구도의 개선이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창섭 서강대 명예교수는 18일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공영방송의 나아갈 길 `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그간의 공영방송은 국민 다수의 정서와는 무관한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도구로 퇴보해왔다"며 "국가와 국민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생산적인 방송으로 거듭나야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를위해 방송과 방송인의 전문화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세심하게 반영하는 질 높은 프로그램을 양성하고, 시청자에게 봉사하는 생각의 변화가 공영방송의 핵심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기영 한림대 교수는 국내 공영방송의 문제점을 ▲공영방송의 정의와 역할규정 미비 ▲공영방송의 비효율적 자원배분과 경영 비효율성 ▲ 매체간 불균형▲ 상업주의 편성모델 등으로 요약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공영방송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기영 교수는 특히, 공영성 강화를 위해서는 광고재원의 축소와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KBS의 광고비 비중을 지금의 절반인 2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제에 이어 벌어진 토론에서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 KBS의 자성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디지털 방송환경 변화에 걸맞은 공영방송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김강원 방송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수신료 현실화에 앞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정체성의 확립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상학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공영성 강화가 방송산업의 발전이란 정책적 목표와 별개가 되어서는 안되며 동전의 앞 뒷면과 같이 동시에 추구돼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이경재 의원(한나라당)은 "공영도 아니고 민영도 아닌 현재의 어정쩡한 공·민영 이원구도를 디지털방송시대에 걸맞게 시급히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