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정민기자] 뉴욕 주식시장이 신용위기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약세장으로 평가받는 9월을 무난히 통과했다.
지난 한 달간 다우존스 평균지수와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4%, 3.6%씩 올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50%포인트 금리인하 이후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1일 4분기의 첫 거래일을 맞이하는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마지막 분기 역시 무사히 보내기를 바라고 있다.
이날 시장에서는 미국 제조업 경기의 현황을 알려주는 주요 지표가 나온다. 바로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다. 블룸버그 전망치는 52.5로 전월 52.9보다 소폭 낮다.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죠슈아 샤피로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수출 수요가 미국 제조업 경기를 지탱하고 있지만 워낙 내수가 취약한 탓"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최근 미국 기업들은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강화에 희색이 만연하다. 달러 하락이 해외 경쟁회사, 특히 유럽 기업 대비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켜 줬기 때문이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약 달러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때문에 생산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이 원자재 가격 비중이 높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로 인한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은 여전하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연일 경고를 보내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전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위기의 제 1막`이라면 미국의 집값 추가 하락은 `위기의 제 2막`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도 "올해 산타 랠리는 없다"는 비관론을 제시했다. NYT는 매년 미국 주식시장이 4분기에 전통적인 강세장을 펼쳤지만 올해는 금융주가 예년만하지 못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랠리를 기대하지 말라고 보도했다.
대서양 밖에서도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유럽 최대 은행인 UBS는 이날 신용 위기로 3분기 실적이 5년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적자 규모도 최대 7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신용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잦아들 수 없는 분위기다.
◇경제지표: 오전 10시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전망치는 52.5로 전월 52.9보다 소폭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