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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주문서' 사라"…2차 '깐부 회동' 앞두고 개미 향한 조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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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6.01 08:29:44

하나증권 보고서
“젠슨 황 만나냐보다 주문서 있냐”…AI 랠리 본류는 메모리
엔비디아 2차 회동 기대감에 관련주 들썩
“사진은 하루 재료…반복매출 만드는 기업 봐야”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두 번째 한국 회동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단순 이벤트성 테마보다 실제 수주와 반복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으로 전력·냉각·네트워크·로봇 등 수혜 범위가 넓어질 수 있지만, 시장의 본류는 여전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라는 평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젠슨 황 이벤트는 사되, 사진이 아니라 주문서를 사야 한다”며 “시장은 이벤트를 좋아하지만 추세는 이벤트가 아니라 주문서가 만든다”고 말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025년 12월 30일 저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위해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 방문한 모습(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김 연구원은 젠슨 황 CEO의 한국 방문 기대가 단순한 방한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지난해 1차 회동 이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기(009150), 삼성SDS, 현대차(005380), 로봇 관련주 등이 차례로 움직였는데, 당시 시장이 주목한 것은 ‘치맥 사진’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고객이자 공급자,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2차 회동의 의미는 더 넓다고 평가했다. 1차 회동이 AI 팩토리와 반도체 협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차 회동은 피지컬 AI와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이벤트라는 것이다.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공장, 자동차, 로봇, 가전, 물류, 클라우드 등 산업 현장으로 내려오면서 관련 수혜주도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LG는 로봇과 스마트홈, 전장으로 연결되고 네이버는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로보틱스로 연결된다”며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팩토리로 연결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전히 HBM과 고용량 메모리의 핵심 공급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젠슨 황 CEO를 만나는지가 아니라, 누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진은 하루짜리 재료에 그칠 수 있지만, 업무협약(MOU), 공동개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플랫폼 도입, 스마트팩토리 확산 등은 추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병목도 주목해야 할 지점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AI 시대의 주도주는 GPU 주변이 아니라 병목 주변에서 나온다”며 “AI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 혁명만이 아니라 전기를 먹고, 열을 만들고, 데이터를 이동시키고, 메모리를 요구하는 거대한 물리적 산업”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 변압기, 전력망, 냉각, 광통신, 네트워크, 서버, 로봇 등으로 AI 수혜가 확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수혜 확산과 시장의 본류는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 로봇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AI 투자의 가장 확실한 병목은 여전히 메모리라는 설명이다. GPU가 AI의 엔진이라면 HBM과 고용량 D램은 연료이자 혈관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AI 모델이 커질수록 연산량은 늘고, 연산량이 늘수록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며 “학습에서 추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해도 메모리의 가치는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AI가 일상과 산업 현장으로 확산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 더 빠른 메모리, 더 비싼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결론은 다시 메모리 반도체”라며 “HBM은 단순한 사이클 제품이 아니라 국가 생존과 직결된 안보자산이자 AI 인프라 증설의 필수재”라고 강조했다. 고객은 제한적이고 품질 장벽은 높으며 공급은 쉽게 늘지 않는 만큼 가격과 물량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서 이 병목을 가장 선명하게 가진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꼽았다.

단기 변수로는 유가를 제시했다.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기대는 지정학 프리미엄을 낮추고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증시에 우호적이다. 물가와 금리, 환율, 외국인 수급 부담이 동시에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유 재고가 낮은 상황에서는 지정학 이슈가 가격 충격으로 번질 수 있어 방심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유가 하락은 반갑지만 재고가 비어 있는 원유시장은 믿지 말아야 한다”며 “유가가 시장의 방향을 흔들 수는 있어도 AI 병목이라는 중기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2차 모집도 코스닥 성장주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봤다. 정책 자금이 AI, 바이오, 로봇, 첨단장비, 방산, 핵심소재 등으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스닥 전체를 사는 전략은 위험하다고 짚었다. 정책 자금은 모든 종목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명분이 있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의 반등은 가능하지만 확산은 선별적일 것”이라며 “단순 테마주보다 실제 증자, 메자닌, 신규 자금 유입이 가능한 기업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주도주를 억지로 찾는 일이 아니라 이미 주도주가 된 기업이 왜 더 오래 주도주로 남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라며 “AI를 사되 AI라는 단어를 사지 말고, 이벤트를 사되 사진을 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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