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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마리 담당상 사임…'아베노믹스 기둥 사라졌다'

김인경 기자I 2016.01.29 10:33:35

아베 최측근 평가 받던 아마리 담당상, 뇌물수수 의혹에 사임
아베노믹스 정체 우려도..野는 아베 책임론 공세 강화

사퇴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는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재정담당상(출처:AFP)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아베신조( 安倍晋三 ) 일본 총리의 측근이자 일본의 질적·양적 완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을 이끌어온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재생담당상이 뇌물수수의혹으로 결국 사퇴했다. 일본 내에서는 단호한 결단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경제정책 혼란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마리 전 담당상의 사퇴로 아베노믹스의 동지 쿼르텟(Quartet·사중주)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아마리 전 재정상은 아소 다로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함께 아베 신조 총리를 보좌하며 정권을 이끄는 4인방으로 불렸다. 2012년 제2기 아베 정권이 출범한 뒤, 내각의 변화는 잦았지만 이들은 꾸준히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 중 아마리 전 담당상은 아베노믹스를 실질적으로 집행했고 지난해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경제 부양책을 지휘한다 해도 중요한 정치적 결정과 자원 배분을 관할한 것은 아키라 전 담당상이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도 비리 의혹이 터지며 기세가 꺾여버렸다. 지난 21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은 아마리 전 담당상이 도시재생기구(UR)와 지바(千葉)현 소재 건설업체의 분쟁에서 건설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 건설업체의 총무담당자인 잇시키 다케시는 “(분쟁을) 조정한 것에 대한 대가로 아마리 전 담당상이나 비서에게 건넨 금품과 음식 접대 등을 했고 녹음이나 메모로 증거가 남아 있는 것만 1200만엔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던 아마리 전 담당상은 야당과 언론의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다. 자민당과 여당은 아마리 담당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아마리 전 담당상은 전날(28일) “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사퇴를 만류하던 아베 총리는 내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로 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환경상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일본 내에서는 금품수수의혹이 불거진 만큼, 아마리 전 담당상의 사퇴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그의 불명예 퇴진으로 아베노믹스가 정체될 것이란 의견이 압도적이다. 법인세율 인하 당시에도 재무부를 설득하는 등 협상력이 뛰어난데다 세계 경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내각 간부는 “각 부처 경제정책을 총합해 아베노믹스로 정리할 수 있는 이는 총리를 잘 아는 아마리 담당상 뿐”이라며 아쉬워했다.

그가 내각에서 사라지며 올 4~5월 TPP 비준을 둘러싸고 일본 여야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NHK는 “정권의 기둥이라 평가 받은 아마리 전 담당상의 빈 자리를 채우기 힘든 만큼, 향후 아베 내각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은 그의 사퇴를 계기로 아베 총리의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당은 국회에서 ‘아마리 의혹 조사 특명팀’ 회의를 열고 진실 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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