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 기동단속반 A씨는 가족과 함께 한우특화거리 음식점을 찾았다가 수입산으로 의심되는 등심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음식점에 대한 조사 결과 수입산을 판매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금요일 아침부터 잠복근무에 들어간 결과 저녁 무렵 한 승합차에서 수입산 쇠고기를 옮기는 현장을 발견하고 급습했다. 이 음식점은 단속이 없는 주말을 이용, 수입산 쇠고기를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하는 수법으로 그동안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15일 지난해 4290개 업소가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됐다고 밝혔다.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업소는 2012년 4642개에서 2013년 4443개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4% 감소했다. 그러나 위 사례처럼 원산지 둔갑 행위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위반 업소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배추김치가 1260건으로 25.2%를 차지해 가장 많이 적발됐다. 이어 돼지고기 1077건(21.6%), 쇠고기 618건(12.4%), 쌀 391건(7.6%)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배추김치와 돼지고기 적발 건수가 늘어난 반면에 쇠고기 등 여타 품목은 줄었다.
배추김치의 경우 중국산의 제조원가가 ㎏당 929원으로 국내산 3222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어서 눈속임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돼지고기는 출하량 감소로 인한 국내산 가격 상승에 따라 원산지 둔갑 행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이 2484개(5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식육점 403개(9.4%) 가공업체 381개(8.9%), 슈퍼 195개(4.5%), 노점상 125개(2.9%)순으로 적발됐다.
농관원은 지난해 원산지 표시 위반 2725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이 중 1911건에 대해 징역 또는 벌금형, 기소유예 등 형사처벌했다.
농관원은 단속의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명예감시원을 9200명으로 확대하고, 원산지 표시가 취약한 1027개 전통시장에 대해 전담 명예감시원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올해에도 소비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농식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원산지표시 지도·단속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았거나 표시된 원산지가 의심되면 전화(1588-8112) 또는 인터넷(www.naqs.go.kr)으로 신고하면 된다. 처분이 확정되면 5만~2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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