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 세무당국의 역외 탈세조사 대상에 아시아와 이스라엘 은행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IRS)은 이스라엘 레우미 은행과 중국 초상은행의 계좌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수의 스위스 은행이 고객들에게 다른 나라의 비밀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라고 권유했다는 정보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 당국은 이들 두 은행에 대해서는 잘못됐다는 혐의를 두지 않고 있다. FT는 레우미 은행이 조사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초상은행은 이와 관련한 정보를 중국 사무소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조사 확대는 IRS의 자진신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이달 초 미 국세청은 해외에 자산을 은닉한 미국인들이 8월31일까지 이를 신고해야 하며 탈세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중과세는 물론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RS 측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금까지 1만4000명의 미국인들이 뉴질랜드와 호주, 인도, 바하마, 케이먼제도, 채널제도 등에 있는 계좌를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들은 미 세무당국의 탈세 조사가 추가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크레디트 스위스(CS) 소속 직원 4명이 탈세 공모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같은 불안감은 더 가중되고 있다. CS의 탈세 혐의가 드러나는 것이 시간문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규모 스위스 민간은행과 일부 주 은행들도 혐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