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부진 계열사 해결사로 나섰다

김상욱 기자I 2008.11.06 15:52:10

전자 계열 부진사업, 3가지 해법으로 재편
PDP 통합경영·AMOLED 합작법인·디지털카메라 독립법인
중심에 선 삼성전자 '성공할까' 주목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그룹이 실적이 부진한 전자 사업들에 대한 재편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PDP 통합경영과 AMOLED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디지털카메라사업에 대해선 독립법인이라는 해법을 꺼내들었다.

이처럼 각 사업에 대해 각기 다른 해법을 적용하면서 그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재편된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내년이후에는 이번 해법들의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PDP나 AMOLED, 디지털카메라 등에 적용된 해법들이 모두 결국 삼성전자의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각기 다른 해결방법이 적용됐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그 중심에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부진사업 `떠안고, 붙이고, 자르고`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7월부터 삼성SDI의 PDP사업에 대해 통합경영에 들어갔다. 삼성SDI(006400)로부터 PDP사업을 분리하진 않았지만 영업과 마케팅 등 기능적인 부분들을 모두 삼성전자에서 총괄하고 있다.

결국 삼성그룹내 PDP사업의 향방은 삼성전자의 결정에 달려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삼성의 PDP사업은 그동안 시장부진 등의 요인으로 적자에 시달려왔지만 통합경영이후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또 중소형 LC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에 대해서는 물적분할을 통해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법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LCD총괄의 중소형LCD와 삼성SDI의 AMOLED사업을 합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라는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삼성SDI가 AMOLED사업을 분할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만들었고, 내년 초 삼성전자가 중소형LCD 부문 현물출자와 추가출자를 하면 합작법인으로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삼성SDI가 가지고 있는 AMOLED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투자능력이 합쳐지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다. 삼성SDI의 부족한 투자능력을 삼성전자가 메워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사업의 경우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테크윈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해내는 방법을 택했다. 분할되는 삼성디지털이미징(가칭)은 기존 삼성테크윈과는 완전히 별개의 회사로 삼성그룹 계열사중 하나가 된다.

이에따라 삼성테크윈(012450)은 디카사업의 부담을 덜게 됐다. 디카사업을 하는 삼성디지털디이미징(가칭)은 외형적으로는 독립경영체제지만 결국 다른 사례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부담, 점점 커진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했던 사업들에 대해 삼성이 각기 다른 해법을 동원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PDP 통합경영외에 AMOLED 합작법인과 디카 독립법인 모두 내년에 출범할 예정인 만큼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법들로 인해 결국 기존 전자계열사들의 부진한 사업들이 삼성전자에게 집중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삼성전자의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실제 삼성SDI가 가지고 있지만 통합경영에 들어간 PDP사업의 경우 윤부근 삼성전자 부사장이 통합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PDP사업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카메라 신설법인을 맡는 박상진 대표도 올 5월 삼성전자 동남아총괄담당에서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으로 이동했다.  

또 디지털카메라 신설법인 이사회에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이 포함됐다는 점도 결국 디카사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사업분리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디카사업을 장기적 관점에서는 결국 삼성전자에 합칠 것이라는 증권가의 관측도 여전하다.
 
삼성측은 이날 삼성전자와의 협력수위를 높여 디지털카메라를 핸드폰과 디지털TV에 버금가는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보는 관점에 따라선 여운이 남을수도 있는 부분이다.

삼성이 AMOLED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것도 삼성SDI의 자체역량으로는 AMOLED 사업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결국 계열사 사업중 상당부분을 삼성전자가 안고가는 형태가 되버린 셈이다. 다만, 해당 사업들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 혹시 실패하더라도 직접 떠안고 있는 것보다 부담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의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지만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라며 "여러가지 방법이 적용됐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어려운 사업을 떠맡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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