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이러다 교육쓰나미 오는 것 아닌가"

박동석 기자I 2008.01.03 19:38:31

"출총제 풀면 투자 나오나"
"토목공사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나"
신구 정부간 갈등 새 국면

[이데일리 박동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이른바 `3불정책(대학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의 사실상 폐지`로 압축되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이러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이 아니냐"며 정면 비판하고 나서 참여정부와 새 정부와의 갈등이 새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풀리면 투자가 나옵니까"라며 출총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세도 공격의 날을 세우는등 새 정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 당선자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대해 "토목공사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반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3부요인 각 정당 대표, 각부처 장관등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새 정부를 겨냥 "(다음 정부가)좀 일할 수 있게 따질 건 따지되 일할 수 있는 여유도 주고 합리적인 그리고 적절한 요구를 하자 그 말씀을 드리겠다"며 교육정책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에는)우리나라의 전 언론이 대학 본고사 때문에 우리 아이들 다 죽인다고, 본고사 때문에 우리 교육 다 망친다고 난리를 쳐놓고 지금은 본고사 내놓으라는 것 아닙니까"라며 "이렇게 가면 곤란하다 이것이죠"라고 언론과 이 당선자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저는 걱정이 되는 것이 있다"라며 "이러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 아닌가 이런 점들이 있는데 이것은 정부에게만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초등학생부터 뭐 인제 입시 경쟁을 하더라도 또 우리가 그것은 또한 우리의 선택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이와함께 새 정부의 출총제 완화 방침에 대해 "출총제가 풀리면 앞으로 투자가 얼마가 날지 모르겠습니다만 뭐 그렇습니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어떤 사람들은 재벌들을, 총수들을 개인적으로 청와대에 불러 가지고 저녁 대접하고 조금 봐줄테니까 투자 좀 하라고 은근히 팔을 비틀어라 이럽디다. 여기 경제하시는 분들, 그리 하면 투자가 나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그건 제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못했다"며 "지금도 만일에 그와 같은 그것을 요구하는 언론이 있다면, 그와 같은 것을 요구하는 경제인이 있다면, 그건 우리가 앞으로 우리 경제를 걱정해야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했다.

노 대통령은 복지문제와 관련해 "복지정책은 경제정책의 부수적인 정책, 경제정책에 따라붙는 그런 쪼가리 정책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경제정책과 대등하게 일체화된 그런 정책이고 전략이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새 정부 복지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함께 "앞으로 복지문제에 대해서 저는 걱정이 많습니다만 어쨌든 뭐 모로 가나 옆으로 가나 앞으로 5년 동안에 우리는 큰 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새 정부의 복지 정책을 폄하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경제가 진짜 특효처방만 하면 쑥 크는 건가"라며 "토목공사만 큰 거 한 건 하면 우리 경제가 사는 것인지도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을 정면 비판했다.

이어 "이제 검증을 하게 될 것이고, 또 그렇게만 해서 경제의 성장률만 올라가면, 수출만 많이 되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인지도 검증을 해야 될 것이고, 또 그것만 하면 복지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인지도 앞으로 우리가 검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새 정부 정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도 이날 새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한다"고 신·구(新·舊) 정부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이 패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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