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국가신용 상처시 채권시장도 큰 타격

양미영 기자I 2004.03.12 13:02:38
[edaily 양미영기자] 12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채권시장도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정국 불안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채권이 부각될 수 있지만 환율 등 여타 금융시장 변화에도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탄핵안 가결 소식이 알려진 후 주가가 급락하자 국채선물 3년 3월물은 한때 110.06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0월3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국고3년 3-5호도 9bp 낙폭을 기록하며 전날 강세를 이어갔다.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 부각 일단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채권시장은 주가하락에 따른 반사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주가가 30포인트 이상 빠진 반면, 국채선물은 가결 직후 일중고점을 단번에 돌파했다. 이에 더해 당분간 국가수장 부재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를 부채질하면서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일구 연구위원은 "이번 탄핵안 가결로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단기는 물론 중기적으로도 금리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 외국계 기관 연구원도 "일단 주식이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시장도 강세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도 더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컨트리 리스크 확대 주목..트리플 약세 배제못해 그러나 국가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국가신용등급이나 컨트리 리스크 등이 재부각될 경우 채권시장도 불확실성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특히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시용 국고채 발행압력은 경감됐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상쇄를 노렸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일부에서는 국가 신인도 하락이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에도 손상을 가하면서 주식 외환 채권시장의 트리플 약세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김일구 위원은 "단순히 안전자산 선호로 직결될 수만은 없다"며 "컨트리 리스크가 부각되며 환율이 급등할 경우 외국인들의 아비트러지 거래에서 막대한 손실이 날 수 있고, 자금 유출도 불가피하다"며 "주식시장 흐름과 환율 추이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증권 최석원 팀장도 "탄핵안 가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나올 수 있지만 대통령 탄핵 자체가 통상 있어왔던 정치적 사건이 아닌 만큼 100% 우호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결국 컨트리 리스크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다"며 "결국 시차를 두고 금리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기관 연구원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통해 채권시장이 나홀로 강세로 갈 수 있지만 트리플 약세도 아직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 탄핵에 따른 국가 크레딧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채권시장도 외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선물 박종연 연구원도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시작된다면 시스템 리스크 쪽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채권시장 역시 신용등급 관련 소식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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