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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궤도 위성 개발기술 자립 성공…대형 발사체 기술 확보 등은 ‘과제’
정지궤도 위성은 한 지점을 계속 관찰할 수 있게 일정한 궤도에서 지구 자전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위성을 말한다. 천리안 2A호는 동경 128.2도, 고도 3만6000㎞에 머물며 한반도 주변과 우주의 기상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현재 이 같은 정지궤도 위성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7개국 정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정지궤도 위성 개발기술의 자립을 위해 천리안 2A호의 본체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독자 설계, 독자 제작이다 보니 설계 단계에서 제작 단계로 갈 때와 시험 과정 등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다”며 “이를 하나하나 발견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지궤도 위성의 시스템과 본체를 개발하는 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상청 등이 총 325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했다.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 2B호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사업비는 7200억원에 이른다.
주관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각 부처의 시스템 요구사항 분석을 통해 위성 시스템에 대한 설계를 진행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탑재체를 위성에 싣기 위해 미국 해리스 사와 탑재체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4년 2월에는 우주기상 탑재체를 국내 기술로 만들고자 경희대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인 2015년 2월에는 아리안스페이스사와 위성의 발사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6년 4월에는 천리안 2A호의 조립이 시작된 데 이어 올해엔 각종 성능 시험이 진행됐다. 지난 3월과 5월에는 각각 발사환경 시험과 열진공 시험을 마쳤고 7월에는 전자파 시험까지 완료했다. 천리안 2A는 발사를 위해 지난 10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우주센터로 운송됐다. 지난주에는 발사 점검을 위한 리허설을 수행했고 하루 전인 지난 4일에는 천리안 2A호를 탑재한 아리안-5 ECA 발사체가 발사대로 이송됐다. 천리안 위성은 5일 오전 5시 37분(현지시각 4일 오후 5시 37분) 발사됐다.
일단 3.5t급 정지궤도 위성의 플랫폼을 확보하며 다른 정지궤도 위성 개발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탑재체만 바꿔 달면 통신위성 등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진 탑재체 개발에는 다른 나라의 협력이 필요하다.
또 천리안 같은 정지궤도 위성을 올릴 수 있는 대형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다. 항우연은 누리호를 플랫폼으로 삼아 정지궤도 위성을 위한 발사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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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2A호의 성능이 검증된다면 내년 7월부터 향후 10년간 한반도에 고품질의 기상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리안 2A호로는 국지성 집중호우의 발달도 관측할 수 있어 최소 2시간 전에 이를 탐지할 수 있다. 또 태풍 이동 경로 추적 정확도가 높아지며 태양 흑점 폭발 등 우주기상 관측 정보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기능까지 수행했지만 2A호는 ‘기상 관측’에만 집중한다.
천리안 2A호 기상 센서의 채널 수는 16개로 1호(5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16개 채널에서 관측한 데이터를 통해 태풍, 집중호우, 폭설, 안개, 황사 등 52개의 기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체 지구를 관측하는데 드는 시간은 기존 3시간에서 단 10분으로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