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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종합대책에도 꺾이지 않는 서울 집값..왜?

성문재 기자I 2017.10.29 19:12:46

10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 0.19% 상승
강남권 재건축단지 가격 상승세 이어져
인기단지 "대출규제 전 거래 마치자" 분위기

그래픽=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정부가 초고강도 규제책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부동산 투자자들의 추가 대출 봉쇄에 나섰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등 인기지역은 별다른 충격 없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인기 재건축단지에서는 가계부채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대출 규제가 추가로 강화되기 전에 계약과 잔금을 서두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상승했다. 추석 연휴 이후 0.2% 수준의 상승세가 3주째 이어진 셈이다. 특히 집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재건축 시장의 오름폭은 0.03%포인트 커져 0.26%로 집계됐다.

잇단 대책 영향과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10·24 대책 발표 직후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호가가 오르고 거래가 성사되면서 잠실, 둔촌, 개포 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이 올랐다.

이같은 상승세는 수도권 주요 신도시에서도 나타났다. 광교(0.09%), 평촌(0.08%), 김포 한강(0.07%), 분당(0.05%) 등이 신도시 평균 상승률(0.03%) 이상 뛰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가격동향 조사에서도 10월 넷째주(10월23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오르며 한달 넘게 오름세를 지속했다. 특히 송파구는 0.20%의 상승률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투자와 실거주를 동시에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잠실동 잠실엘스 등 송파구 일대 대단지 아파트 거래에 나서면서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4000만원 가량 뛰었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실수요자의 경우 ‘빚 내서 집 사지 말라’는 정부의 기조에 매수를 보류할 수 있지만 대출이 어려워지기 전 서둘러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 주공5단지와 한남뉴타운 등 사업 호재가 있는 강남권 일부 재건축과 강북의 재개발 단지는 오히려 거래가 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미 8·2대책으로 대출이 강화돼 있고 추가 대출 규제는 내년 이후 시행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주택 매입 수요 확대가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겼다고 보고 지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기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적용은 내년 1월1일부터 이뤄지는 만큼 규제 전 투자자들의 매수 기회 탐색전이 연내까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으로 급매물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단지들이 속속 공급돼 현금 부자들 입장에선 저가에 알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조성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여유있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개별 호재에 따라 가격이 등락을 보이고, 실수요층이 두터운 인기 아파트도 가격이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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