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중공업마저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증권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현대증권)과 현대차그룹(HMC증권), 현대중공업(CJ투자증권) 등 옛 현대가 3인방이 모두 각각의 증권사를 보유하게 됐다.
이들 3인방의 주력산업은 각기 다르지만 각각 증권사를 보유함에 따라 증권산업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그룹간 친소관계에 따라 견제 협력등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우선 지난 86년부터 증권업에서 '현대'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메이저 증권사로 자리를 잡은 현대증권(003450)은 옛 현대가끼리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신흥증권(현재 HMC증권)과 '현대'란 이름을 둘러싼 법정 공방까지 벌인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단적인 예다.
현대증권은 신흥증권이 '현대'란 이름을 사용할 경우 현대증권과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 때문에 신흥증권은 'HYUNDAI IB증권'에서 '현대차IB증권(001500)'으로 그리고 결국 'HMC증권'으로 3번이나 이름을 바꿨야 했다.
이같은 사태를 걱정해서인지 현대증권은 올해초 '현대투자금융', '현대IB금융투자', 'HD투자은행', '현대에셋금융투자' 등 '현대'와 관련된 증권관련 이름을 특허청에 등록해놓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과 그나마 우호적인 관계였지만, 현대중공업과는 입장이 다르다. 현대그룹은 현대차중공업과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경쟁관계에 있다.
경쟁에 따른 피해도 걱정거리다. 울산 등 '현대'란 이름이 먹히던 지역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던 현대증권은 이제 HMC증권, CJ투자증권 등과 나눠먹기가 불기피한 상황이다.
특히 HMC증권에 비해 안정적인 기반을 갖춘 CJ투자증권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등장은 현대증권과 HMC증권 모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증권업의 핵으로 떠오른 자산운용사(CJ자산운용)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아직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현대증권과 HMC증권 모두에게 위협 요인이다.
한 외국계증권사 홍보담당 임원은 "CJ투자증권이 어느정도 증권업계에 위치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현대중공업의 인수는 현대차그룹의 옛 신흥증권 인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또 증권업의 장벽이 헐거워지면서 위탁매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너나 할 것 없이 글로벌 투자은행(IB)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IB업무 영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이라는 한 업종 내에서 옛 현대가 3인방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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