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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이태원에 함께 간 친구 2명을 사고 현장에서 떠나보냈다. 혼자 살아남았다. 자신도 심한 부상을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일상에 조금씩 복귀하고 있었다.
유족에 따르면 A군은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다가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 혈액 등 검사 결과를 보면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 A군은 평소 밝은 성격으로 주변을 잘 챙겨 인기가 많았다고 지인들이 전했다.
이날 오전 빈소에서 A군의 작은 아버지는 “참사 당시에는 살았지만, 이후 지켜주지 못했다는 가족의 자책감이 가장 큰 상황”이라며 “오늘이 그동안 받은 심리치료의 종합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상담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충격에서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교복을 입고 조문한 한 중학생은 “평소 친하게 지내면서 축하나 위로할 일을 챙겨주던 오빠였다”며 “친구들을 잃은 뒤에도 자기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A군은 12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어머니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당일 오후 7시께 홀로 투숙해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유서나 범죄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의사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