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정부가 1일 아파트 재건축사업 가능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청약통장 1순위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주택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매매시장이 최근 침체에서 회복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과도한 규제가 계속돼 본격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며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혁해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재정 주택정책관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재건축 연한 완화 수혜 대상은.
△향후 재건축 대상이 될 1987년에서 1990년 준공된 아파트는 전국에 총 92만1404가구, 서울이 24만8000가구다. 연한과 상관없이 노후되고 안전에 문제가 있는 주택도 재건축이 가능해지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재건축 연한 완화가 강남 특혜는 아닌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해당하는 지은 지 30년된 아파트는 14.9%인 3만7000가구 밖에 안된다. 더구나 재건축 연한을 단축해도 199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용적률이 200% 이상이어서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재건축 연한 완화, 언제부터 시행하나.
△시행령 개정하는 데 보통 4~5개월 걸린다. 이달부터 개정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내년 1월이나 2월 정비사업계획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가능하다.
-청약제도를 전면 개편한 이유는.
△현 청약제도는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복잡하다. 또 지역별로 주택 수급 상황이 다르다. 그럼에도 주택 공급 부족기에 도입된 전국적·획일적 청약 규제로 국민 불편이 적지 않다. 실수요자 우선 공급 원칙은 지키되 국민들이 알기 쉽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다.
-서울·수도권 1순위 자격 요건이 완화(청약통장 가입 2→1년)됨에 따라 청약 과열이 우려되는데.
△서울·수도권 1, 2순위 마감 단지 비율이 24.6%에 불과하다. 이는 수도권 주택시장은 이미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다는 의미로 투기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민영주택의 경우 무주택자 외에 일부 유주택자가 추가로 1순위 청약에 나설 수 있으나,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약통장 금리를 2년 만기시 3.3%에서 3.0%로 낮췄는데.
△현재 예금금리(2% 이하)에 비해 주택청약통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너무 높다. 이로 인해 가입자가 크게 늘어 주택기금 규모도 사상 최대인 104조원에 이르고 있다. 반면 운용 방안 마련이 쉽지 않아 기금 수익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금리를 낮춘 것이다.
-택지개발법을 폐지하는 이유는.
△과거 주택 부족기에는 도시 외곽에 대규모 택지 공급이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엔 주택 부족 문제가 크게 개선돼 택촉법을 통한 대규모 택지 공급의 실익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시스템을 수요에 맞는 민간 주도의 소규모 개발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택촉법을 폐지하는 것이다. 대신 지역별 개발 수요에 따라 소규모 용지로 공급해 주택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유한책임 대출이 차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가능성은.
△외국의 경우에는 대부분 LTV가 100%에 근접해 유한책임 대출 도입이 차입자의 도덕적 해이, 금융기관 손실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LTV를 낮게 규제(70%)해 이러한 영향은 미미하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경매가보다 낮아져도 정상 대출자가 고의적으로 연체→경매 증가→주택가격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LH 후분양 검토 중인 지역은.
△수도권에 후원 호매실지구, 지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다. 9월 중 수급조절위원회 개최해 대상지역 정할 계획이다.
-재건축 연한 완화가 리모델링 활성화에 걸림돌 되지는 않을지.
△리모델링은 용적률이 낮은 지역, 재건축은 용적률이 높은 지역에서 유리하다. 수요자가 판단해서 추진할 것이다. 재건축 연한 완화로 리모델링을 막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