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어느새 18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된 악재가 한 풀 꺾인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삼성전자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12%를 넘어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전후로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코스피의 강세를 주도했던 측면도 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큰 만큼 일각에서는 이 종목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경우에 대한 우려를 조심스레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에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메워줄만한 종목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삼성전자의 후발주자로 꼽았다.
실제로 12일 자동차주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는 각각 1.5%, 4.3%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털, 기술적 움직임 등 어느 측면에서 보더라도 자동차주만큼 매력적인 주식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동차가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근거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견조한 미국 자동차 수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이라는 초유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7~9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수요가 최악인 국면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고 설명했다.
매크로 우려가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공장이 100% 이상 가동됐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 역시 재정위기로 인해 소비위축 및 `합리적 소비`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현대·기아차는 시장 점유율 4.9%까지 확대한데다 신차 효과로 판매를 신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는 점도 자동차주가 후발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부분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추천(Recommendation) 밸류에이션(Valuation) 이익(Earning) 주가 모멘텀(Price)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RVEPT 모형에서 자동차 업종이 가장 균형잡힌 매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 8월 초와 현 주가 수준이 같은 수준에 머무는 등 그간 주가 회복이 제한적이었던데다, 엔고 지속 등 환율 효과로 인해 이익 역시 견조한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주식은 모두 이동평균선이 한 곳에 모이는 밀집형 모습을 보이는데, 조만간 한 쪽으로 방향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IT주 이외에 단기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주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