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이 위성항법장치(GPS)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관련 업계가 바짝 진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구글은 전일 휴대 전화에 무료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서비스는 모바일용 구글맵 최신판에서 사용 가능한 것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재(OS)가 사용되는 휴대 전화에 함께 제공된다.
구글은 이날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2.0`을 공개했고, 이 OS를 처음으로 탑재한 모토로라의 휴대 전화 `드로이드`에서 이번 GPS 서비스가 지원된다. 서비스는 버라이존을 통해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무료 GPS 서비스가 성공적일 경우, 가민이나 톰톰 등 내비게이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판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다. 실제로 구글의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가민은 16% 떨어졌고 암스테르담 증시에서 톰톰은 20% 넘게 떨어지며 52주 신저점을 기록했다.
에릭 슈미츠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새 서비스가 업계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그는 "GPS 서비스 탑재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기능 확대와 인터넷 접근도 향상이라는 뜻밖의 횡재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이 원한다면 구글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구글 경영진은 애플의 아이폰에도 GPS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탑재 여부는 기기 제조업체의 결정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디지털 보이스 메일부터 웹 분석 툴까지 여러 사업 부문에서 남들이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싸게 팔거나 무료로 제공해 관련 업체들로부터 원한을 사고 있는 상황. 이번 GPS 서비스 제공으로 `새로운 적`이 생기는 것에 대해 슈미트 CEO는 "소비자 편에 서 있는 이상 괜찮다"고 말하고는 있다.
구글이 내비게이션 시장 판도를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전망은 밝다.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21%의 미국인이 개인용 내비게이션 기기를 갖고 있으며, 이 시장은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33%의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2013년 무렵에는 휴대 전화에 기반한 GPS 서비스가 젊은 층에서 유행하면서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레스터의 찰스 골빈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앞으로 휴대 전화 솔루션으로 이동할것"이라며" "게다가 무료라면 이동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개인 네비게이션 기기 가격은 100~300달러에 이르는 반면, 버라이존이나 AT&T의 GPS 서비스는 월 10달러에 제공된다. 이 가운데 내비게이션 기기업체들도 스마트폰으로의 고객 이동에 대비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톰톰은 최근 아이폰에 제공되는 100달러짜리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위치 정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도 자료는 더욱 가치있는 전략적 자산이 되고 있다. 구글은 톰톰이 보유한 지도 자료 제공업체 텔레아틀라스와의 계약을 종료하면서, 최근 미국에서 자사 고유의 디지털 지도를 만드는 데 착수했다. 구글은 자사의 GPS 서비스가 인터넷과 상시 연결되기 때문에 경쟁업체들보다 우월하다고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