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복권 이후 첫 경영 행보에 나섰다.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에 들어서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착공식에 참석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반도체 사업 미래 준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개최 예정인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이병철 선대회장의 말씀을 되새기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당부했다.
당초 이 행사는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등 임직원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행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를 기공식 슬로건으로 내걸고,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 반도체 사업에서 또 한번의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
이 부회장의 기흥 R&D단지를 첫 경영행보를 택한 것은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으로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달성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흥캠퍼스에 R&D단지를 조성하고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약 3만3000여평 규모로 건설되며,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이 투입돼 반도체 R&D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부회장의 첫 경영행보에 대해 경제 위기 극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 달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복권 결정이 내려진 후 입장문을 내고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를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책임감과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만 2년만에 임직원과 소통..DS부문 사장단 회의도
이 부회장은 기공식이 끝난 이후 임직원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도 가졌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을 교환하고 오랜만에 소통에 나섰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만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점차 늘려 나가겠다고 약속하며,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