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진 릭시세나타이드가 초기 당뇨망막병증에서 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안과 최진아·정연웅 교수와 내분비내과 고승현 교수 연구팀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쥐에게 릭시세나타이드를 투여한 결과 당뇨망막병증 초기에 발생하는 망막과 시신경의 염증과 손상이 효과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아·정연웅·고승현 연구팀은 당뇨망막병증의 망막과 시신경에 대한 릭시세나타이드의 항염증 및 시신경 보호 효과를 확인하고자, 쥐 모델을 4개의 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쥐 모델은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상태에서 릭시세나타이드를 투여하는 군, 기존 치료제인 인슐린을 투여하는 군, 제2형 당뇨병이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는 군과 정상군이었으며, 약물을 8주간 투여하고 망막과 시신경의 염증 및 손상 정도, 망막 신경절 세포의 손상 정도와 주변부 망막 내핵층의 두께 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릭시세나타이드를 8주간 투여한 제2형 당뇨병 쥐는 인슐린을 투여한 군에 비해 22%,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군에 비해서는 42% 정도로 시신경 손상과 염증이 감소했으며, 망막 신경절 세포 손상도 각각 23%, 51%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슐린 투여군이 주변부 망막 내핵층의 두께가 두꺼워진 것에 반해 릭시세나타이드 투여군은 망막 내핵층의 두께가 두꺼워지지 않고 정상군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망막병증은 제2형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 중 하나로, 성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높은 혈당이 주원인이며, 당뇨병에 의한 염증도 주요 발생인자다.
환자들은 망막의 미세혈관 장애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당뇨망막병증의 증상을 느끼게 되는데, 실제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이미 시신경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하게 된다.
최진아·정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 초기에 글루카콘유사펩티드 수용체인 릭시세나타이드가 실명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초기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릭시세나타이드 투여군에서 망막 신경절세포의 손상이 적었다는 사실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 증상이 나타나기 전단계에서부터 망막과 시신경에 대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병리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5월호에 게재됐다.